“황해도 水害 발생시 北 식량난 심각해진다”

북한의 곡창지대로 유명한 개성과 황해도 해주, 사리원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 침수 등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북한이 세계기상기구(WMO)에 제공한 관측자료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개성에 853㎜, 해주에 829㎜의 비가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주에는 지난 26일 하루에만 191㎜의 폭우가 쏟아졌고, 황해북도 신계, 강원 평강에도 각각 607㎜, 598㎜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북한은 현재까지 이 지역에 대한 최근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 대신 국제적십자사의 프랜시스 마커스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은 26일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내린 폭우로 황해북도에서 900채, 황해남도에서 2460채의 가옥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북한의 임야는 뙈기밭 개간 등으로 수목이 부족해 산사태에 매우 취약하다. 주택과 농경지뿐만 아니라 주택 침수, 도로·철도 유실 등의 피해가 급격히 늘 수 있다. 


다행히 황해남도 해주시는 자연적인 수방(水防) 환경이 좋은 편에 속한다. 북한자유연맹 김윤 대표는 “해주평야는 지대가 높고 바다가 인접해 있어서 폭우로 인한 농경지 침수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해주 시내 배수시설도 일제시대 건설돼 현재까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통화에서도 농경지 피해 사실은 전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황해북도 사리원이다. 사리원 일대도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다. 기상청은 사리원에 사흘 간 150mm 가까이 폭우가 내렸다고 발표했다. 7월 한 달간 500mm에 육박한다. 사리원은 해주와 달리 농경지 침수나 산사태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리원과 전화 통화를 한 탈북자는 “사리원에 있는 길성포 다리가 떠내려갈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한다”면서 “농경지에도 적잖은 피해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김영훈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가진 통화에서 “침수 피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면서도 “황해도 지역은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이고 무엇보다 평야 지역이 많기 때문에 피해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게 되면 올 식량 작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학원 농업과학자 출신인 이민복 씨도 “북한 황해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쌀이 생산된다. 이번 폭우로 올해 작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농경지 침수보다 논밭 등에 빗물과 함께 토사가 밀려들어가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되는 만큼 피해가 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쌀알이 많이 자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경지가 물에 잠겨도 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장시간 물에 잠기지 않으면 벼는 다시 회복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정부는 북한의 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북한 황해도 지역으로 비가 많이 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북한이 피해 상황에 대해 보도를 하고 있지 않아 현재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황해도 지역은 북한에서 대표적인 논·밭농사지대로 쌀뿐 아니라 밀·콩·조를 주로 산출한다. 북한에서 가장 많은 쌀을 수확하고 있으며, 평야가 많아 경지율이 약 34%로 북한에서 제일 높다. 특히 연백·신천·재령·안악 등의 평야 지방은 경지율(총면적에서 개간이 되어 경작에 이용되는 비율)이 50∼60%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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