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김정일 정권과 자꾸 맞설 필요 없이 ‘무시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14일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와 국제공화당연구소(IRI)가 공동주최한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에서 “김정일 정권에 대해 외적으로는 아주 전투적인 태도를 취해야 하지만 내적으로는 철저히 무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위원장은 “강도와 친하게 지낸다고 안전할 수 있겠느냐”며 “3백만 이상을 굶어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든 김정일 정권에 대해 철저하게 민주적인 원칙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FTA 체결은 제2의 한미동맹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남한이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되면 북한 정권은 스스로 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그러나 “북한 동포들과 북한 정권은 갈라봐야 한다”며 “북한 동포는 해방되지 못한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그들이) 굶어 죽는다면 응당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여론 조사를 보니 북한과 미국이 전쟁할 때 북한 편에 서겠다고 답한 남한 사람이 68%나 됐다”며 “남한은 현재 경제적으로는 발전했으나 정신적으로는 무장해제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황 위원장은 북한의 미래와 관련, “중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북한에서 급변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김정일 사후에 김정일과 같이 독재를 실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전망했다.
또 포스트 김정일 체제에 대해 “10년 동안 과도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집단지도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을 선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소련이 붕괴되자 중국은 북한에게 개혁개방으로 함께 나가자고 권유했지만 김정일은 개혁개방을 하면 자신의 지휘가 없어진다며 거절했다”며 “(김정일 체제하에서)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