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 기도..탈북자들 `의연’ 속 `불안’

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고 밀파된 2인조 간첩이 검거되자 국내 탈북자단체 사람들은 대부분 태연한 듯 반응했으나 일부는 끝내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부 탈북자들은 지금 와서 되돌아 보니 북한의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도 있었던 `미심쩍은 일’들이 종종 벌어졌다면서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을 내보였다.


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22일 “최근 이상한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북한에 있는 친구 이름을 대고 `그 사람 부탁으로 전화했다’면서 내 신상만 확인하곤 전화를 끊은 일이 있었다”면서 “내 본명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당국에 신고했는데 중국 옌볜 쪽 공중전화를 이용한 사실만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전화번호를 세번이나 바꿨는데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는지 정말 이상했다”면서 “얼마 전 북한이 우리 단체를 거명해 경고한 적도 있어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전단의 `원조’로 알려진 `대북풍선단’의 이민복 대표도 “작년에 웬 탈북자란 사람이 전화를 걸어 서울 시내에서 한 번 만나자고 했는데 거절한 적이 있다”며 “북한에서는 본보기로 처벌하는 걸 `시범게임’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걸리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황 전 비서 `암살기도’ 사건에 대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도 위협이야 되겠지만 그것 때문에 할 일을 못 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며 개의치 않고 계속 북한에 전단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역시 대북 전단을 보내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도 “우리는 북한에서 올 때부터 생명을 담보로 걸었으니 이번 간첩 사건에도 담담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우리가 북한 독재에 잠재적 위험이 된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두렵다고 움츠러들지 않고 더 과감히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로부터 `목이 둘이냐, 죽여버린다’, `반역자’ 등의 협박 전화를 자주 받는다”면서 “처음에는 좀 걸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냥 끊어버린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대북 인권단체 `성통만사’의 김영일 대표는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 사건이 터졌다고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결국 북한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면서 탈북자 전체를 경원시하는 일각의 기류를 경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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