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스승한테…김정일 욕할 가치도 없어”

황장엽(87)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2일 자신을 살해하려고 위장 입국한 간첩 혐의로 탈북자 2명이 구속된 사건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욕할 가치도 없는 녀석”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단파 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의 `황장엽의 민주주의 강좌’ 프로그램 녹음 현장에서 “직접 김정일을 배워준(가르친) 사람들이 내 제자니까 스승의 스승이 되는 건데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철학 이론을 바탕으로 주체사상을 집대성함으로써 `주체사상의 대부’로도 불리는 황씨는 김 위원장의 김일성종합대학 시절 그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친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황씨는 “김정일이 나를 테러하겠다고 하지만 테러를 해서 자기가 이익을 볼 것이 뭐가 있는가”라며 “자기가 나쁜 놈이라는 걸 증명할 것밖에 얻을 게 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위원장을 겨냥해 “사람들의 인간성을 빼앗아 짐승과 가축, 노예로 만든 x은 그 자신도 노예 사상을 가진 것으로 정상적 사람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김정일에 대해 정신적 우월감을 갖고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일 집단은 인간적 양심이란 건 다 버렸다. 사람 본성이 자기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건데, 이걸 그만두고 공산당, 수령에게 충실하게 만들었다. 수령을 위해서는 부부간에 애정이나 부자간, 형제간도 다 무시해야 한다. 인간 본성을 무시하는 x들이다”라고 비난했다.


황씨는 이어 천안함 침몰 사고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면서도 군사적 응징은 자제해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하는 것은 약한 것의 표현이고 초조감의 표현”이라며 “그럴수록 우리 국민들을 각성시키고 세계적으로 범죄집단의 정체를 밝혀내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준비를 잘했다가 다시 도발을 할 땐 세상 사람들이 다 이해할 수 있게 때려야 한다”며 “명분 없이 (대응을) 하게 되면 누가 나쁜지 분간을 못 하게 되므로 당장 군사적 보복을 취하기보다는 선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씨는 “이번의 불행한 사태를 우리 국민들을 각성시키는 기회로 돌려 우리가 새로운 안전보장 체계를 세우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매주 한 차례 자유북한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정기 라디오 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이날 녹음된 프로그램은 오는 26일 이 방송을 통해 정식으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황씨는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자신에 대한 암살 사건을 안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걱정하며 안부를 묻는 지인들에게 “뭘 그런 걸 신경 쓰고 그러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한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