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북자가 故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조문하고 있다./김봉섭 기자 |
현재 빈소가 마련된 아산병원을 찾는 탈북자들의 상당수는 황 위원장과 직접적 안면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스승’ ‘어버이’ 같은 그의 타계를 안타까워하며 애도했다.
탈북 동료들을 독려해 함께 왔다는 김진(가명)씨는 데일리NK와 12일 만나,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지만 그분은 탈북자들에게 있어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다. 인간적으로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우리 사회 내에서 황 선생님의 죽음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이념에 관계없이 그의 죽음은 추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더욱이 황 선생님은 북한의 폐쇄된 부분을 오픈했고 북한 기득권 입장에서 많은 것을 공개했다는 것 때문에라도 큰 의미가 있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다수의 국민이 황 선생님의 현충원 안장에 동의하는 것 같다”면서 “일부에서는 황 선생님을 현충원에 모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는데 국민적 동의가 있다면 당연히 그쪽으로 모셔야 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황 위원장과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신문을 보고 찾아 왔다는 최정한(가명) 씨는 “북한인권 포럼에서 황 선생님을 많이 뵈었다. 그분은 우리 탈북자들을 통일 혁명가라고 지칭하셨는데 이 같은 말씀에 큰 감명을 받으면서 그분의 책을 탐독하기 시작했다”면서 “그 분은 내가 존경하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친분이나 개인적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떠나 같은 탈북자로서 그 분을 조문하러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함께 조문 온 박혜림(가명) 씨도 “가족을 버리면서 까지 북한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생각으로 탈북하신 분”이라면서 “우리 탈북자들이 통일의 교두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중심을 잡아주신 분”이라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