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살해지령’ 北 간첩 2명 구속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前 북한 노동당 비서)에 대한 살해 지령을 받은 남파 간첩 2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와 국가정보원은 북한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위장탈북해 국내에서 황 위원장을 살해하려한 혐의로 김 모(36) 씨와 동 모(36) 씨를 20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으로부터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시를 받아 같은해 12월 중국 옌지를 거쳐 탈북자로 가장해 태국으로 밀입국했다가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인민군 소좌(우리군 소령) 계급인 이들은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위장했다. 특히 동 씨는 황 위원장의 친척인 것처럼 신분을 속여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승진하지 못해 남조선행을 택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내로 들어온 뒤 탈북자 심사 과정에서 꾸며낸 인적사항과 동일한 지역 출신의 탈북자와 대질신문을 받다가 가짜 경력이 탄로나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황 씨가 자주 다니는 병원이나 장소, 만나는 사람 등의 동향을 먼저 파악해 보고한 뒤 구체적인 살해 계획을 지시받아 실행하기로 돼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과 접선하려던 국내 고정간첩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추가 검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황 위원장은 한국망명 직후인 1997년 2월 15일 김정일의 처조카인 이한영 씨가 북한 공작원에게 피살되자 로얄패밀리의 은밀한 생활이 폭로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김정일은 자신에 대해서도 피살을 시도해 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실제 황 위원장에 대한 테러는 북한 공작원 또는 연북(聯北)단체 등을 통해 계속돼 왔다.


2008년 여간첩 원정화와 계부 김동순은 탈북자 단체 등을 통해 황 위원장의 소재 파악 지령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6년 6월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황 위원장을 응징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가 배달됐다. 같은해 12월에도 ‘황장엽은 쓰레기 같은 그 입을 다물라’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내용이 담긴 경고문과 함께 붉은색 페인트로 얼룩진 황 위원장 사진과 손도끼가 사무실로 배달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황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탈북자동지회 사무실에 ‘죽여 버리겠다’는 메모와 함께 영정사진 크기의 황 위원장 사진에 30cm 길이의 식칼을 꽂은 채 놓여있었다. 황 위원장의 미국 방문 발표 직후의 일이었다.


한편 황 위원장 암살을 지시한 정찰총국은 지난해 2월 노동당 작전부, 35호실, 인민무력부 산하 군정찰국 등 3개 기관이 통합돼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산하에 설치됐으며, 김영철 상장(우리의 중장)이 책임자로 있다. 김 총국장은 2007년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의 북측 대표 단장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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