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반역자는 주민 굶겨죽인 ‘김정일'”

황장엽(前 조선노동당 국제비서)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일의 독재가 부친인 김일성의 독재보다 10배는 더 강하다고 비판했다고 9일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이 보도했다.

1997년 한국 망명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황 위원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체제에 대해 “북한은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고 있지만 반역자는 국민을 굶어죽게 하고 있는 김정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단념할 가능성에 대해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도 “금방 전쟁을 할 것처럼 위협하고 있지만 핵은 어디까지나 체제 유지의 수단이므로 이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 운영에 대해 “20%는 김정일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당의 예산이고 50%는 군비이며, 인민의 생활에 돌아가는 돈은 30%”라면서 “괴로운 것은 인민의 생활”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 경쟁에서 탈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엔 (김정남을) 후계자로 하려 했으나 모친인 성혜림이 사망한뒤 (김정일이) 3남인 김정은의 모친인 고영희를 사랑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일의 인사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무조건 충실한 인물을 등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산케이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황 위원장이 전날 열린 비공개 강연에서 “김정일은 군 간부로 머리가 나쁜 사람들만을 배치했다”며, 이 때문에 김정일 사망 후에도 군부는 “(쿠데타 등)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김정일은) 당 간부들에게 ‘군이 반대하기 때문에 (업무 추진에) 곤란을 겪는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군의 반대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김정일이 노동당 간부들과 군 간부들 사이를 갈라 놓기 위해 이같은 반목 전략을 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미국을 거쳐 지난 4일 일본에 도착한 황 위원장은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담당상 등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면담, 강연, 납북자 면담 등의 일정을 마치고 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