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냉전 종식 이후 남북간 대립 더 커졌다”

▲ 북한민주화 동맹 황장엽 위원장

“남북간의 독재와 민주주의간의 대립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냉전시기 때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북한민주화동맹> 황장엽 위원장은 이번 주 발간되는 기관지 ‘자유북한’ 9~10월 호에서 남북간 냉전과 체제경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북한은 자기의 독재체제를 버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스탈린식 계급독재를 봉건 가부장적 군사독재로 더욱 개악했고, 이 점에서 남북간의 독재와 민주주의간의 대립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냉전시기 때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강대국 중국과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막강한 군사력에 의거한 위협공갈정책과 결부시켜 대남사상침습작전을 더욱 강화했다”며 북한의 대남전략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경고했다. 또한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평양을 찾아가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고 민족공조의 입장에서 화해와 협력을 공약했다”며 “이것은 종래 민주주의 수호 입장으로부터 친북반미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다음은 황장엽 기고문 전문>

동서2대 진영간의 냉전에서 자유민주진영의 승리는 인류발전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위대한 역사적 사변이었다.

이때부터 세계화의 주도권이 민주주의 편에 확고히 장악되게 되었으며 세계민주화의 새로운 역사적 국면이 열리게 되었다.

냉전에서 자유민주진영의 승리는 한반도에서 북한의 수령독재체제에 비한 남한의 민주주의체제의 절대적 우월성을 뚜렷이 실증해주는 계기로 되었다. 소련식 독재를 따라간 북한은 사람 못살 생지옥으로 전환되었으나 이에 비하여 미국식 민주주의를 따라간 한국은 지상낙원으로 솟아오르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한국인민들이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응당한 권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남북간 체제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은 한반도에서 체제경쟁이 끝나고 냉전이 종식되었다면서 남북간의 관계가 대결의 관계로부터 민족적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주장은 사태의 진실과 일치되지 않는다.

첫째로, 북한은 비록 경제적 면에서 한국보다 뒤떨어져 있었으나 군사적으로는 여전히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또 강대한 중국과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상태에서 북한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둘째로, 북한은 자기의 독재체제를 버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스탈린식 계급독재를 봉건가부장적인 군사독재로 더욱 개악하였다. 이 점에서 남북간의 독재와 민주주의간의 대립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냉전시기 때보다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셋째로, 북한의 대남침략정책은 달라진 것이 없다. 수령독재체제를 세습적으로 물려받은 후계자는 군사독재체제를 공공연히 선포하고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힘을 집중하였다. 그는 막강한 군사력에 의거한 위협공갈정책과 결부시켜 대남사상침습작전을 더욱 강화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체제경쟁이 끝나고 냉전이 종식되었다는 주장이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한국의 정치사상진지가 점령당하고 있다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은 평양을 찾아가 막대한 원조를 제공하고 민족공조의 입장에서 화해와 협력을 공약하였다. 이것은 종래의 민주주의 수호입장으로부터 친북반미정책으로의 방향전환을 의미하였다.

이때부터 한국에서 친북반미 역량이 급격히 장성하게 되었으며 그 후 5년 어간에 한국의 정치사상진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변질되었다. 이런 급격한 변화를 놓고 사람들은 한국이 북한에 대하여 물질, 경제적 면에서 압도적 우세를 쟁취하는 데 50여 년이 걸렸다면 북한은 단 5년 동안에 한국의 정치사상진지를 점령하는데 성공하였다고도 말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국에 北 사상이 침투할 수 있었던 이유

그러면 경제적으로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행복한 민주주의적 생활문화가 꽃피고 있는 한국에 어떻게 세습적인 수령절대주의와 같은 혐오스러운 사상이 침투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것은 비록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사상적으로 비할 바 없이 우월하지만 그것을 지닌 사람들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주의적 독재사상과의 대결에서 무력하다는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 사상적 힘은 곧 정신적 힘이다. 정신적 힘도 물질적 힘과 결부되어 작용하는 현실적인 힘이다.

분산된 개인들의 힘이 아무리 강해도 그것이 분산된 상태에서는 집단적으로 작용하는 독재의 힘을 당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상적 통일이 홀시되고 개인들의 사상적 자유와 독자성만이 강조되다보니 잡다한 사상이 범람하여 사상전선이 무정부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하나로 뭉친 집단주의적 독재사상이 자본주의 사회의 개인주의적 사상의 소유자들을 각개 격파하고 쉽게 침습해 들어올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집단주의적 독재의 사상보다 비할 바 없이 우월하다고 하여 독재사상을 반대하는 사상적 연대성을 소홀히 할 때에는 독재사상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게 되어 사상진지를 독재자들에게 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독재사상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 낼 것인가

그러면 이러한 경향을 막고 민주주의 사회가 자기의 민주주의적 사상, 정신적 진지를 확고히 지키고 그 우월성을 발양시키기 위하여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사상의 약점은 개인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치우치고 집단의 공동의 이익을 옹호하는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사상적 자유와 독자성을 존중히 여기는 개인주의적 민주주의 사상의 장점을 계속 살리면서도 집단의 공동의 이익을 옹호하고 사회적 집단 내부에서 사상적 연대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 사상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까지 인류역사발전에서 거대한 진보적 역할을 하여온 자유민주주의 사상도 앞으로 그 개인주의적 일면성을 극복하고 보다 더 완성된 민주주의 사상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것은 단시일 내에 실현할 수 없는 문제이다.

당면하여서는 인권옹호 사상에 기초하여 사회의 민주주의적 사상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은 본질상 인간의 생명과 운명의 주인은 매 개인이라는 사상이다. 즉 개인의 생명과 운명을 관리할 권한은 매개 사람이 가져야 한다는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주권재민의 사상도 인권사상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생명과 생존의 관리권이 매 개인에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집단의 생명과 생존의 관리권도 집단 자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주권재민 사상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인간생활이 국가를 기본단위로 하여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국가본위적 이기주의가 주권신성불가침의 구호 밑에 정당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주권재민의 사상에 기초하여 세계인민들의 민주주의적 사상적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인권에 관한 사상은 모든 국가들에서 다 공통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므로 현 단계에서는 인권사상에 기초하여 민주주의적 사상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옹호의 기치 밑에 반독재 민주통일전선을 강화하자

우리는 북한동포들의 인권을 옹호한다는 기치 밑에 국내 민주주의 수호역량을 단결시키고 미국, 일본 등 우방국가 인민들과의 민주주의적 연대성을 강화해야 한다.

독재는 이기주의 사상을 폭력과 기만의 방법으로 유지한다는 데 그 본질적 특징이 있다. 인권을 유린하지 않고서는 독재를 실시할 수 없다. 인권을 옹호하여 가지고서는 독재가 통하지 않는다. 독재와 인권유린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인권옹호의 기치 밑에 독재의 이기주의적 본질을 폭로 규탄하고 독재자들의 폭력과 기만수단의 부당성을 비판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 시기 집단주의적 독재집단과의 사상적 대립에서 민주주의자들이 들고 나가야할 전략적 구호는 “인권옹호의 기치 밑에 반독재 민주통일전선을 강화하자”라고 볼 수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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