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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은 김정일이 선군(先軍) 사상을 내세우며 대외활동의 대부분을 군대시찰에 집중하는 것은 군대가 자신을 지지한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21일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김정일이) 군대를 앞세운다 하면서 결국은 인민들을 억압하고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김정일은 올 상반기 총 71회에 걸쳐 대외활동을 했고, 이 중에서 군부대 시찰 및 군 관련 행사 참석은 51회에 이른다. 전체 대외 활동의 70%를 넘어선다. 특히 군사 부문 공개활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25회)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황 위원장은 김정일이 군부대를 자주 찾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군대를 자기에게 끌어 붙이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이를 통해서 ‘군대가 날 지지한다’는 인식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고 결국 주민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일은 군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군대를 자신의 도구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일성 때만 해도 군대가 당의 영도 밑에 움직였다”면서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군대가 인민의 군대가 아니고 수령의 군대, 개인의 군대로 됐고 당도 계급의 당이 아니라 개인의 사적인 조직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선군사상이야말로 북한의 독재체제가 타락하고 반(反)인민화한 가장 반동적인 체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일이 미사일 실험발사 후 40일간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언론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황 위원장은 “김정일이 40일 만에 나타났건 4일 만에 나타났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기(남한) 사람들은 아직도 김정일을 무서워하고 김정일이 무슨 큰 힘이나 가지고 있는 것처럼 자꾸 생각하고 있다”면서 “무시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