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美中 협력만이 北문제 해결”

6자회담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 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문제는 오직 미국과 중국 간의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미국 외교관들은 아직 중국을 중재자의 위치에 놓고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북한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으며,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내기 위하여 애쓰고 있는 졸렬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또 핵무기 문제만 해결되면 북한체제 보장을 약속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세계민주화의 입장과 배치되며, 대의명분을 세우는 데서도 애매하다. 또 사람들을 설득할 수도 없는 비원칙적이며 비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문제, 세계민주화 일환으로 해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첫째, 미국은 중국에 북한문제를 세계민주화의 일환으로서 해결하려고 한다는 공명정대한 목적을 제기하여야 한다.

김정일 정권도 개혁개방으로 나가면 잘 살게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생생한 모범을 직접 목격하면서도 중국식 개혁개방을 20여년간 거부하는 근본 이유는 오로지 자기의 수령절대주의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이기주의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수령절대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것을 김정일은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이기주의에 기초한 반인민적인 범죄 집단이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은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되기 때문에 절대로 허용할 수 없으며, 북한 핵문제 해결은 오직 수령절대주의 독재의 철폐와 중국식 개혁개방 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뚜렷이 밝힐 필요가 있다.

바로 여기에 전 세계가 납득할 수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입장에 대의명분이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우물쭈물 그 무슨 외교적 술책을 쓸 필요가 없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야 할 명분을 뚜렷이 말하고, 이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이 적극 협력하여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추궁하여야 할 것이다.

미, 중국의 의혹 해소해야

둘째, 미국은 북한이 중국식으로 개혁개방하는 것 외에 다른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뚜렷이 밝히고 약속해야 한다.

북한에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북한이 중국식으로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조건에서는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와 배상금 지불도 찬성할 것이며, 미국과 북한 간의 평화협정 체결과 수교문제도 긍정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것을 약속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미국이 자기의 영향력을 압록강까지 확대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미국에 대한 중국의 의혹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중국은 실제로 압박해야 움직여

셋째, 이러한 조건을 제기하고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확고한 대책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북한과의 동맹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북한과 같은 입장에서 세계민주화를 반대하는 것으로서 세계 민주주의 역량의 반격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

중국이 반대할 경우에 미국은 대만의 독립 문제와 티베트의 독립 문제를 지지할 것이며 대만의 핵무장, 일본의 핵무장도 지지할 것이고, 통상관계에서나 기술협력 문제에서도 우호적인 정책을 실시할 수 없다는 것을 통고하고 그대로 집행해야 한다. 중국은 말로써 이해시킬 수 없고 오직 실천으로만 설득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중국이 김정일 집단과 동맹관계를 끊고 북한을 개혁개방하기 위하여 미국과 협조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어

그러나 현재의 정세에서 이런 행동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이러한 행동을 취하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데서 열쇠는 바로 한국 정부가 쥐고 있다. 만일 한국 정부에서 미국 공화당의 대북정책과 대중국 외교정책을 지지하게 된다면, 그것은 결정적인 의의를 갖게 될 것이다.

미국의 민주당도 일본의 좌파도 주인인 한국이 그러한 정책을 지지하는 조건에서는 반대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지지를 통해 위에서 말한 정책들은 명분을 얻게 될 것이다. 결국 결정적 열쇠는 한국 정부가 쥐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도 대의명분의 견지에서 반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국의 현재의 요구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인데, 중국이 반드시 김정일 정권과 함께 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중국, 북한 영토에 야심 없다

일부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은 만약 이렇게 되면 북한이 중국에 귀속될 것처럼 우려하지만, 절대 그런 걱정은 없다. 우선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토적 야심이 전혀 없다. 러시아에게 떼어준 영토, 몽골의 영토는 한반도의 몇 십 배에 이를 것이다. 중국은 압록강까지 직접 미국의 세력이 미치지만 않는다면, 어떤 영토적 관심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한국의 자본, 인재, 기술이 북한에 들어가고, 일본과 미국이 경제적으로 원조하는 것을 중국이 막을 수는 없다.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고 북한에 개혁개방 정권이 들어서면 절반은 통일이 된 셈이며, 분단의 고통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북한은 10여 년이면 경제적으로 한국을 엇비슷하게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 가서도 남과 북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는 연방제와 같은 방식으로 남북의 통일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문제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해결되는 것은 결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이익에 모두 맞는 것이며, 한국에게는 두말할 바도 없다.

미-중 협력하면 세계민주화 가능

만일 북한문제 해결에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게 된다면 이는 세계민주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우리가 세계화를 대립과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낼 것인가, 아니면 협력을 통해 이루어낼 것인가 하는 갈림길이 바로 북한문제 해결에 놓여있다.

우리가 여기서 모범을 창조한다면 세계민주화에서 결정적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다. 미․중․일․러 4대국이 협력하고 한국이 4대국의 중간 고리가 될 수만 있다면, 이 세력은 세계민주화에서 막강한 힘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을 외교적 방법으로 민주화하는 것은 세계민주화의 최초의 모범으로 될 것이며, 세계민주화 역사에서 일대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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