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라열 서울대 총회장 “北인권운동 바람직”

▲ 황라열(29, 종교학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데일리NK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탈퇴 선언이 대학사회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적잖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찾아가기 위해 잡아 탄 택시 안에서도 서울대 총학의 한총련 탈퇴는 단연 화제다. 운전기사는 “서울대 학생들을 많이 태우게 되는데, 모두들 물어보면 총학생회가 잘 한 것”이라고 한다며 “이번 결정은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명한 5월, 이맘때면 캠퍼스는 정치투쟁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대자보로 가득할 때지만 지금의 대학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단지 ‘젊음’과 ‘자유’, 그리고 5월 대동제(축제)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

서울대 총학도 봄 축제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한총련 탈퇴’라는 회심의 카드를 던진 황라열(29.종교학과) 총학생회장에게 ‘한총련 탈퇴’ 배경과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먼저 황 회장에게 ‘한총련 탈퇴와 정치조직 분리선언’의 이유를 물었다. 이에 “기존 학생회는 소수 집단의 생각을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끌고가는 입장에서 학생정치조직이 역할을 담당했었다”며 “그런 것들 때문에 학생사회와 학생회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평가했다.

“나도 2년 간 ‘한총련 활동 했었다”

이어 그는 “학우들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한총련 탈퇴를 고민했다”며 그러던 중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시위에서 보인 한총련 소속의 서울대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조직 분리’가 갖는 의미에 대해 “기존의 정치조직이라는 것이 한총련 중앙의 지령을 받아 활동하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그런 지령을 받아 활동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대학생들의 ‘탈정치화’에 대해 “탈정치화 현상은 결국 대학 총학생회와 정치조직이 독단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라면서 “평택 시위에 대해서도 무조건 ‘투쟁’구호만 외치니 학우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년 간 한총련 활동 경험이 있다’고 밝힌 그는 “그들의 문제인식에 대해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내가 한총련 활동을 그만 둔 이유가 이들이 무엇이 문제라고 하는 것까지는 동의할 수 있겠는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총련 탈퇴에 절차적 문제는 없나’라는 물음에 “한총련의 자동 가입제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최초 한총련 가입에 있어 학우들의 동의를 얻어 가입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총학생회의 탈퇴선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가 다시 한총련 소속을 주장하고 싶다면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학생 총투표를 하든지 해서 정당하게 한총련 가입절차를 밟는 게 옳다”고 밝혔다.

“현 운동권은 북한인권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 무너져”

황 회장은 좌파학생운동권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현상에 대해 “한총련이 전국 대학생을 대표하는 기구라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것(북한인권)을 얘기할 수 있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확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문제에도 학생들의 입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어떤 활동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하지만 북한문제에 대한 정확한 팩트(fact)를 전달하는 것은 총학생회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총련 등이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에 대해 “운동권들이 북한인권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정권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인권문제를 인정하면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대가 변해 숨기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운동권이)좀 더 솔직해져야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황 회장은 “이런 문제(북한인권 문제 등)를 학우들에게 알리는 것은 학우들에게 굉장히 유효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이 있다면 적극 협조해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황라열 총학생회장과의 인터뷰]

-한총련 탈퇴와 함께 정치조직 분리를 선언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은 기존 학생회가 소수의 집단의 생각으로 인해 그걸 끌고 가고 주입하고 선도하는 입장에서 학생정치조직이 지금까지 그 역할을 담당해왔었고, 그런 것들 때문에 학생사회와 학생회의 관계가 멀어져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고,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생회가 의견을 주장하고 끌고 가는 것이 학우들의 의견을 듣는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구체적인 배경이라면 평택시위에서 서울대가 학생들이 연행도 되고 구속도 되고 해서 서울대 총학생회가 한총련 활동을 하고 있다는 오해도 있고, 이런 것에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서울대 전체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킨다고 생각했다.

-정치조직 분리가 총학생회가 모든 정치적 이슈에 침묵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고, 기존의 정치조직이라는 것이 한총련의 지령을 받아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지령을 받아 활동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총련이 시키는 대로 평택으로 모여라 하면 우르르 몰려가 폭력시위하고 하는 식은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학생 입장에서 사회현안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말인가?

현재 총학생회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맞기는 하지만 소수의 입장을 밝힘으로 인해 학우들과의 괴리감이 생긴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총학생회 입장에서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일단은 학우들이 사회문제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우선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학우들의 관심을 갖게 할 것인가?

학생회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믿음을 줘야한다. 지금까지는 총학생회를 뽑아 놓으면
자기들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 학우들이 필요한 게 무엇이
고 파악해 그런 요구에 맞는 활동을 할 때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후에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대학생들의 탈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지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총학생회까지도 입을 닫아버리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제 생각에 대학생들의 탈정치화 현상은 결국 대학에서 총학생회와 정치조직이 독단적으로 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자신들의 생각과 입장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리고 학우들과 토론해 보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투쟁” 구호만 외치니 학우들이 듣기 싫어하는 것이다.

학우들이 너무 정치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비판의식이 없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우선인가를 생각해 봤을 때는 총학생회가 정치적인 문제에만 소리를 높이는 것 보다 학우들에게 관심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 선언에 대해 학우들의 반응은?

일반학생들은 좋아하는데 운동권 학생들은 당연히 싫다는 반응으로 갈린다. 전체적으로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위상과 역할에 대해 이번 탈퇴 선언을 통해 상당히 큰 것을 느끼게 됐는데 이번 선언은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총련식 학생운동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 그들의 문제인식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방식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있다. 나도 2년 동안 한총련 활동을 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방법론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내가 한총련을 탈퇴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뭐냐면 이 친구들이 무엇이 문제라고 하는 것까지는 동의할 수 있겠는데, 그 것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어 학내 안에서 등록금 투쟁 같은 경우도 무조건 총장실을 점거하고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하고 하면 해결될 수 있는 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 학우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 것이다.

-서울대 총학은 98년 한총련 산하인 서총련을 탈퇴해 사실상 결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탈퇴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한총련 관계자들에게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표명을 했었는데 탈퇴 절차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총련에서는 ‘현 총학은 탈퇴했지만 다음 총학은 다시 한총련 소속’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기자회견만으로 탈퇴가 되는 것인가, 절차적인 문제는 없나?

한총련의 자동 가입제도를 인정할 수 없다. 최초 한총련 가입에 있어 학우들의 동의를 얻어 가입절차를 밟았었다면 그걸 인정하겠는데, 그런 절차 없이 가입을 했기 때문에 총학생회의 탈퇴선언만으로도 충분하다. 서울대가 다시 한총련 소속을 주장하고 싶다면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학생총투표를 하든지 해서 정당하게 한총련을 가입절차를 밟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서울대 총학생회가 한총련 활동을 하려거든 가입절차를 밝아서 하길 바란다.

-북한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 모든 전문가들이 지적인데, 좌파학생운동권에서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총련이 전국 대학생을 대표하는 기구라면 이런 것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역할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행을 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것들을 얘기할 수 있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확산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북한문제에도 학생들이 입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총학생회 차원에서 어떤 입장을 밝히기에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북한문제에 대한 정확한 팩트를 전달하는 것은 총학생회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문제에 대한 ‘팩트’가 확보된다면 총학생회가 활동을 할 수 있나.

‘그렇다’ 총학생회가 할 수 있다.

-북한인권 문제는 전 세계가 알고 있고 외국의 대학생들마저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학생운동권에서는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운동권들이 북한인권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인권문제를 인정하면 모든 게 무너지기 때문에 힘들다. 이제 시대가 변해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좀 더 솔직해져야한다. 이런 문제(북한인권)에 대해서는 학우들에게 알려내는 것은 학우들에게 굉장히 유효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이 있다면 앞으로 적극 협조해 줄 생각이다.

-다른 대학 비운동권 학생회와의 연대문제에 대해서는 진행되는 것이 있나?

아직까지 시기상조다. 현재는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이 때문에 우선 학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고,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도 논의해 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좌파운동권에서 반미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력과 안보 상태를 생각해 봤을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학생회를 운영하며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운동권 학생회와 협조가 안 되는 게 힘들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고 싶지만 그들은 대화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회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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