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댐 수위 논란은 北에 면죄부 주는 자충수

이달 6일 북한의 황강댐 기습 방류 사건의 원인 규명을 놓고 정부 부처 내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13일 일부 언론들은 한미 정보당국과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정보 당국이 북한 황강댐 방류 전후 위성사진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무단 방류 직전까지 댐이 만수위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당국은 다음날 “만수위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일제히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방류 당일 영상사진이 흐려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만수위도, 빈 것도 아니며 그 중간 정도로 평소의 수량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도 “발전소라서 물은 항상 어느 정도 차 있지만 만수위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위성사진이라 수위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이 수위 상승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이같은 혼선은 마치 당시 황감댐의 수위 판단에 따라 원인규명이 달라질 것 같은 오해를 낳고 있다.

가해자인 북한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피해자인 남한은 가해자의 진술을 기다라는 것도 부족해 북한의 ‘9.6 수공(水攻)’이 마치 북한의 불가피한 상황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낳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 7일 “임진강 상류에 있는 북측 언제(댐)의 수위가 높아져 지난 5일 밤부터 6일 새벽사이에 긴급히 방류했다”면서 “임진강 하류의 피해방지를 위해 북측에서 많은 물을 방류할 경우 사전 통보조치하겠다”는 짧막한 입장을 밝힌 후 입을 굳게 닫고 있다.

물론 이 사건에 대한 논리적 추리는 여러가지로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 한 모든 결론이 추정일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만수위라 해도 물을 일시에 방류하지 않았다면 이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이 수공을 계획하지 않았고 실무자가 댐 수위 조절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한꺼번에 방류했다고 해도 남측에 미리 통보했다면 인명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미필적 고의든 살인 의도든 이는 명확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그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하며, 여기에 대한 충분한 상황 설명을 듣고 난 후 우리의 판단을 내려도 늦지 않는다.

북한의 성의있는 구체적 설명이 생략되니 궁금증은 증폭되고, 이것이 북한의 불가피성을 옹호하는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을 낳아서는 안 될 것이다.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댐 수위 문제를 갖고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마치 댐 수위 문제가 이번 사태의 본질인 양 호도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북한이 취한 강온 양면 전략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허둥대는 모습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간단하다. 국민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임진강 참사의 북한 책임을 묻고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그리고 공유 하천 사고 방지 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북측이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현재 운영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다른 대북 사업은 재개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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