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띤 남북 등반 기술 교류

금강산에서 등반 기술의 남북 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다.

대한산악연맹(회장 이인정)의 전국 산악구조대원 150여명은 9-12일 산악 구조기술 교류 및 훈련을 목적으로 ㈜현대아산의 후원 아래 금강산을 등반한다.

2002년부터 매년 한라산, 설악산 등지에서 실시해온 전국 산악구조대 동계 합동등반이 금강산에서 이뤄지기는 처음이다.

이번 등반에는 금강산 관광특구 내의 북측 인원으로 구성된 `금강산 산악구급봉사대’가 동참해 구룡폭포, 비룡폭포, 세존봉 일원 등을 오르며 남한 산악인들로부터 빙벽 등반 등의 각종 등반 기술을 전수받는다.

또 남한 산악인들은 등산화, 아이젠, 피켈 등의 동계 등산 장비를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금강산 산악구급봉사대’는 남측 관광객들의 금강산 산행을 돕는 북한 사람들로 현재 15명이 금강산 관광특구에 상주하고 있다.

남측 산악인들이 북한 사람과 산을 오르며 공식적으로 등반 기술에 대한 교류를 갖기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산악연맹 조난구조대원 9명이 `금강산 산악구급봉사대’와 금강산 구룡대, 비봉폭포, 수정봉 일원을 일주일간 오르며 등반 기술을 교환한적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조난구조대원들이 금강산 구룡대 일원에서 `아산길’, `독립문길’ 등 3개 암벽 등반 코스를 개척하다가 북측에 합동 등반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북한에는 도전, 개척 정신 등이 포함된 순수한 의미의 등반 개념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 남한 산악계의 일반적 평가이다.

지난해 6월 조직된 `금강산 산악구급봉사대’도 긴급 환자 발생시 필요한 기본적 응급 조치 외에 등반 기술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은 남한 산악인들과 합동 등반을 통해 근대적 의미의 등반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된 셈이다.

김남일(42) 서울시산악연맹 조난구조대장은 “북한 사람들과 산에 오르면 대화가 통해 서로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언젠가 남북이 함께 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