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방송하면 ‘서울 불바다’ ○○○ 말씀”

7월 초 북한 평양시 강동군 일대 인민반 강연회에서 ‘남조선이 휴전선 일대에 대북방송을 송출하는 확성기를 없애지 않으면 장군님(김정일)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말씀을 직접 하셨다’는 내용의 강연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19일 전화통화에서 “이달 초에 군당 선전부 간부가 주민 교양을 하는 자리에서 휴전선 일대에 설치된 확성기를 두고 ‘한 마디라도 공화국의 존엄을 모독하면 단번에 뭉겨버리겠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장군님이 직접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강연했다”고 전했다.


휴전선 일대 확성기 방송에 대해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달 12일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김정일의 ‘말씀’ 형태로 교양되는 것은 알려지지 않았다. ‘말씀’은 북한 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형태의 지시에 해당한다. 


북한이 김정일 ‘말씀’ 형태로 휴전선 심리전 방송 저지 의사를 드러낸 것은 북한 당국의 거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북한은 그 동안 대내외 매체를 총동원해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면 당장 전쟁이라도 날 것처럼 떠들어왔다. 우리 국방부는 심리전 방송 재개 시기를 북한의 추가 도발 이후로 미뤘다.


천안함 날조극 주장에 대해서도 주민 교양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소식통은 “당원들은 주민들을 의식해 일부러 ‘남조선에서 먼저 도발을 걸었다’고 떠들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천안함은 조선(북한)의 소행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습강연자료에 ‘미제가 도발했다’ ‘남조선 괴뢰도당이 전쟁책동에 광분해 있다’는 내용으로 강연이 이뤄지면서 주민들 간에 ‘진짜 전쟁이 날 수도 있나’라는 의문이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강연 후에는 주민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우리가 해놓고 뒤짚어 씌우는지 알게뭐야”라고 말하고 상인들은 “전쟁이라도 나면 그 동안 물건 뺏어간 안전원부터 손을 봐줄 것이라고 말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북한 내부소식통들에 따르면 그 동안 느슨했던 주민 통제가 다시 강화되면서 생활총화 시간이 1시간에서 2-3시간으로 늘고 총화 내용 검열도 강화됐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돈을 주면 출석 점검을 빠질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럴 분위기가 안 된다며 당국이 바싹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