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북한 김정남이 신경 작용제 VX로 암살됐다는 데 우려를 표하고, 관련 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OPCW는 27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신경작용제인 VX가 지난 13일 공항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쓰였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화학무기 사용은 심각히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OPCW는 전문가 파견과 기술 협력을 통해 (조사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OPCW가 화학무기금지협약 비가입국인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OPCW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인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북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OPCW가 김정남 암살에 VX가 사용됐음을 공식 확인한다면, 북한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살인에 썼다는 게 명백해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도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보건 장관은 25일 김정남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 작용제 VX가 피해자를 아주 짧은 시간 내 사망케 했다는 증거가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VX는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사린가스(GB)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엔 결의 687호도 VX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