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후 2년…低성장·高물가에 ‘허우적’

북한이 화폐개혁(2009.11.30)을 단행한 지 2년이 지났다. 당시 구화폐의 교환 제한과 외화 사용 금지로 촉발된 혼란은 당국이 사실상 통제를 포기한 ‘시장화’의 영향 등으로 수습된 측면이 있지만 이후 물가 급등 현상이 지속되며 경제적 불안정성은 심화되고 있다.


그 단적인 예로 저(低)성장·고(高)물가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지난 10월 화폐개혁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과 쌀값은 최근 매일 최고 거래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현재 양강도 지역에서 쌀(1kg) 시장가격은 4,000원을 넘어섰고, 중국 위안화당 북한 환율은 720원 선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돼 머지않아 위안화 가격이 1,000원까지 오르고 쌀값도 5,000원까지 뛸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이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환율과 쌀값 상승에 따른 고물가 현상의 지속도 불가피해 보인다.


화폐개혁 직전 2,200원대였던 쌀가격은 화폐개혁 조치로 인해 15원으로 조정됐지만, 한 달 만에 40원대 중반으로 급격히 올랐고, 그로부터 4개월 후인 2010년 4월 하순부터는 400원대, 7월에는 900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급기야 올해 8월에는 2,000원대를 돌파하더니 계속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윤덕룡 대외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북한의 화폐개혁은 통화부족 현상을 낳았고 결국 경제 불황을 초래했다”면서 “현재 북한 경제는 통화 흡수능력이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즉 투자나 부가가치 창출 등을 통해 자본 확대로 연결돼야 하는데, 북한 돈은 계속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계속 하락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환율 상승은 북한 화폐 신뢰도 하락과 화폐량 증가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금은 북한의 공식경제조차도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윤 연구위원은 금융시스템 개혁을 통해 상업은행을 활성화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2006년 상업은행법을 제정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이후 시장을 통제하는 정책을 펴는 등 경기부양과는 거리가 먼 길을 택했다.


윤 연구위원은 그러나 “현재 북한의 정책적 우선순위는 경제에 있지 않다”며 “경제를 살려야 정치적 목표도 달성할 수 있는데, 결국 경제 악화는 정치적 목표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북한 당국이 새로운 금융개혁, 시장개혁 조치를 취한다 해도 성공을 장담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없는 한 오히려 제2의 화폐개혁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 당국으로써도 경기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시장 흐름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