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총체 실패…주민통제 약화 결과”

통일부는 북한이 2년 전 단행했던 화폐개혁이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총체적으로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통일부가 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화폐개혁을 통해 시장의 역할을 약화시키면서 경제건설 재원 마련과 통화량을 조절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 방향의 결과가 초래됐다.
 
화폐개혁의 부작용으로 전반적인 경제 침체가 야기되고 이에 반해 시장은 다시 활성화되면서 화폐개혁 이전으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폐개혁 초기에는 시장위축으로 인해 공급이 악화되고 주민의 구매력도 약화돼 상품유통이 위축됐다. 또 자재·자금 조달을 시장에 의존하던 공장·기업소의 운영난도 더욱 악화됐다고 통일부는 평가했다.


초기의 부작용은 이후 물가 상승과 생필품 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결국 북한 당국은 시장을 묵인하고 현재 시장에서의 상품유통이 회복되는 과정이다. 북한의 시장 통제 정책은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전면 철회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내화(內貨) 가치가 하락함으로써 달러나 위안화 등 외화선호도가 심화돼 환율·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환율 상승으로 시장내 중국산 제품 가격이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화폐 기능이 현저히 약화됐다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이다.


쌀값의 경우 2009년 12월 kg당 20~40원이었으나 일년 후 1,500원 내외로 급상승했고 2011년 11월 현재는 3,000원 내외로 내화 가치를 1/100로 디노미네이션(통화단위 절하)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폐개혁 이전 수준으로 상승했다.


환율 같은 경우도 북한 당국은 2010년 1월부터 외화사용을 금지시키고 외화 환수를 진행했지만 부작용을 불러와 익월에 이러한 조치를 철회하고 오히려 외화선호 현상을 심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9년 12월 달러 당 북한돈 35원이었지만 일년 후 달러당 2000원으로 급상승했으며, 현재는 3,800원까지 상승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을 통해 근로자 생활안정과 향상을 꾀했지만 초(超)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당시 근로자 우대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임금인상·현금분배 등 근로자 생활안정을 도모하는 조치를 취했다. 새 화폐로 종전수준 임금 보장한다며 배려금 지급(1인당 500원), 농민대상 현금분배(1인당 15만원 등)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명목임금 100배 인상 효과는 식량·생필품 부족, 물가급등 등으로 상쇄되어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 악화됐다.


현재 북한의 노동자 월급은 3,000원 수준이나 월 생활비(4인가족 기준)는 평균 북한돈 10만원 내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당국 정책에 대한 주민불신이 심화되며 향후 정책추동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국의 조치로 인한 주민 생활난 가중 및 이에 따른 불만 고조는 정책불신을 심화시키고 주민통제력을 약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불만세력이 정치 세력화되지 않아 집단행동 표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을 통한 부(富) 축적 계층에 대한 위축 목표는 일부 달성했으나 시장통제 강화 기조에는 오히려 제동이 걸렸다”면서 “재산몰수로 인한 단기적으로 빈부격차가 완화되기도 했지만 물가상승으로 일반 주민층은 더욱 빈곤해진데 반해 외화 보유층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을 통해 사회주의 경제를 복원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여러 북한 전문가들과 북한 사정에 밝은 탈북자들과 관련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총체적으로 화폐개혁이 실패했다고 본다”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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