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실패로 北체제 내구력 중대 손상”

지난해 11월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의 실패로 북한 내부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화폐개혁의 실패가 북한체제 내구력에 중요한 손상을 주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18일 오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송영선 의원이 ‘지금 북한에선 무슨 일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토론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화폐개혁 실패는 2000만 북한주민과 지도자 간에 존재했던 도덕적 밧줄을 약하게 했다”며 “약해진 밧줄이 끊어지느냐, 다시 새로운 밧줄로 교체되느냐라는 중요한 계기에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백 센터장은 북한 당국(내각결정 423호)이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내세운 공식적인 이유는 ▲인민생활의 향상과 안정 ▲경제관리체계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직적인 목적은 ▲경제에 대한 당국의 통제 회복·강화 ▲체제 도전세력의 성장 저지 ▲생필품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군수경제에 유리한 통화환경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화폐개혁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일방적 조치로 유일한 생필품 유통수단 차단 시 나올 반발 가능성을 (북한 당국이)고려하지 않았고 ▲화폐개혁 조치 및 후유증과 관련한 치밀한 후속조치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폐개혁 실패로 북한 정권수립 이후 ‘종교국가 같은 충성심’을 토대로 체제 유지를 해왔던 북한의 충성심 기반이 붕괴될 수 있고, 실패에 대한 귀책 논쟁은 권력내부의 경쟁구도로 바뀌고 기득권층의 결속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북한체제 내구력에 중대한 손상을 준 것으로 전망했다.


백 센터장은 화폐개혁이 “단기적으로 급작스럽게 붕괴를 촉발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경제체제를 붕괴시킬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며 “북한당국의 대응방향, 북한주민의 정치적 태도에 따라 ▲위기확산 ▲위기회복 ▲개혁개방 촉진 등의 경로중 하나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장은 화폐개혁 이후 북한물가는 10배 이상 올랐으며 결국 북한경제는 ‘빈곤함정’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조 센터장은 북한이 빈곤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매년 8~10%의 경제성장률이 5년간 지속되어야 하고, 성장경로로 진입하는데 드는 투자비용은 50억 달러로 추산된다며 지금 북한은 외부 도움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주민의 체제피로도, 화폐개혁 실패의 후유증, 외부정보의 침투와 확산 등이 증가하여 점차 강압적 수단과 위기감 조성으로 차단하는 방식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현재 체제유지를 위해 북한 주민의 생존방식으로 터를 잡기 시작한 상거래행위(시장)의 확산을 수시로 통제하면서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송영선 의원은 “북한의 현 상황과 향후 변화전망을 다각적으로 면밀히 파악하고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며 “북한의 권력변화, 군부 동향뿐 아니라 경제상황, 주민의 태도변화, 주민통제시스템 등 체제변화의 원인과 방향에 영향을 줄 사안들을 분야별로 짚어봐야 한다”며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