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성분-파편’ 어뢰 제조국 규명되나

천안함 선체 등에서 발견된 화약성분과 금속 합금 파편만으로 단기간에 어뢰 제조국을 규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안함 침몰원인을 규명 중인 민.군 합동조사단은 그간 분석 작업을 통해 연돌(연통)을 비롯한 해저에 가라앉았던 함미의 절단면에 맞닿은 곳에서 화약성분인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를 찾아냈다.


절단면 근처에서는 어뢰 외피에 사용되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파편을 3~4개 수거해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약성분과 금속 합금 파편 수거를 바탕으로 천안함을 두 동강 낸 수중무기는 어뢰인 것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상태이다. 다만, 이 어뢰를 어느 국가에서 제조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과정이다.


화약성분과 금속 합금 파편만 수거되면 제조국을 파악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란 애초 예측과 달리 규명작업은 상당히 더디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화약성분인 RDX 만을 가지고 제조국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RDX가 폭약의 폭발력을 높여주는 기폭제의 일종이어서 서구권과 동구권 모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약인 TNT(Trinitrotoluene)보다 점화속도가 50배에 달해 폭발력도 더 강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고 제조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 때문에 어뢰 탄두 제조 때 기폭제로 사용된다.


심지어 생화학무기를 다량 보유한 북한도 RDX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RDX는 독일에서 먼저 만들어졌고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안다.”라며 “화약이라는 것은 서구권과 동구권 가리지 않고 사용되기 때문에 RDX만을 가지고 동구권, 서구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RDX가 검출됐다는 것은 선체를 두 동강 낸 것이 무기에 의한 것임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면서 “이를 가지고 제조국까지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금속 합금 파편의 배합비율을 분석했다고 하더라도 어뢰를 보유한 각국의 배합 시료 표본이 없다는 것도 규명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보통 금속 합금은 강성과 내성, 고압력 등 사용 용도에 따라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철 등의 배합비율을 달리한다.


어뢰 등 무기로 사용하려면 강성을 갖도록 배합비율을 조정하고 내부장비일 때는 가볍도록 무거운 성분은 될 수 있는 대로 낮추게 된다는 것이다. 어뢰의 외피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배합비율을 높여 만드는데 천안함 절단면 부근에서 동일한 것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금속 합금파편의 배합비율을 보면 제조국이나 사용국을 큰 카테고리 내에서 대략 알 수 있다.”라며 “그래서 합조단에서도 파편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수중무기를 제조하는 방산업체의 한 전문가는 “전략무기로 엄격히 통제되는 어뢰에 사용되는 금속 합금 파편에 대한 세계 각국의 시료 표본이 없다.”라면서 “합금 배합비율을 분석해도 단기간에 제조국을 압축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조단은 수거한 금속파편과 검출한 RDX 성분을 미국 분석기관에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군도 민간 어선과 함께 백령도 해상에서 금속 파편 수거 작업을 계속해 나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합조단도 오는 20일께 ‘어뢰 폭발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그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제조국을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선에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각종 억측이 무성한 상황에서 계속 늦출 수 없어 일단 오는 20일을 (조사결과 발표) 목표로 잡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서두르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