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용 대북 현금.자재지원 `증발'(?)

정부가 지난해 평양에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35억원 상당의 현금과 건축 자재 등을 제공했으나 북한은 최근까지 센터를 착공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북측은 특히 그동안 남측의 현장방문과 사용내역 제출 요청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전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측이 남측의 요구대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며 관련물자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작년 4월부터 8월까지 현금 40만 달러를 포함해 35억원 상당의 현금과 건축자재를 제공했다.

현금 지원의 경우 화상상봉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LCD 모니터와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장비가 미국 국내법인 수출관리규정(EAR)에 저촉돼 직접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이 따랐다.

통일부는 당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지원 물자 및 비용이 적절하게 사용됐는 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센터 건립용으로 지원됐던 현금과 자재가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공식자료를 통해 “우리 측은 협의과정에서 북측에 설비자재 등 제공 등에 따른 투명성 확보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계기시마다 강조했으나 북측으로부터 공사 진척상황 등의 명확한 통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지원에 합의하면서 `남측이 제공한 차량, 물품구입 비용, 설비자재의 구체적 사용내역을 남측에 통보하며 남측 인원의 화상상봉센터 현장 방문을 보장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남측의 현장 방문과 사용내역 제출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

북측은 지난해 11월 초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방북했을 때도 화상상봉센터 건립부지라며 빈 땅만 보여줬을 뿐이라고 정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따라 북측이 현금과 건축자재를 다른 용도로 전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완공 후에 (방문을)협의하자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우리 측은 합의사항이 꼭 지켜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북측에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