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화물열차를 통한 수입 활동에 참여했다가 거래를 포기한 북한 무역회사들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횡포에 중대형 무역회사들조차 활동 지속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24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제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오기로 했던 북한 무역회사 중 일부가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무역회사들은 국가가 허가한 품목을 화물열차에 실어 북한에 들여왔지만 사전 계약과 달리 당국이 반입품의 40%를 세금으로 징수한 데다 북한 세관에도 전체 반입량의 8~15% 가량을 납부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이다.
결국 수입량의 50% 이상을 고스란히 당국에 세금으로 내야하는 셈이다. 일부 무역일꾼들은 당국으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는 표현까지 쓰며 당국의 처사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일꾼들도 전체 수입량의 30% 정도는 세금으로 납부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당국이 예상보다 많은 양을 징수하면서 무역 마진이 너무 적어 손해가 컸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달부터 빵통(화물칸)이 빈 상태로 신의주(평안북도)에 되돌아오는 열차가 많아졌는데, 무역회사들이 열차를 이용한 사업을 그만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본지는 지난달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신의주로 들어오는 화물열차의 절반이 비어있으며, 화물열차 운행이 시작된 1월 16일 직후에는 10량이 넘는 열차가 운행됐지만 2월 중순 이후에는 4량짜리 화물열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북중 화물열차 절반이 빈 상태”…무역 확대 앞두고 빨간불?)
국제화물열차를 통해 북한으로 반입되는 화물량이 감소한 주요 원인은 수입품을 적치하는 의주방역시설(국가서부물류종합처리장)의 수용 능력 부족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무역회사에 과도한 상납을 요구하면서 국제열차 운송을 포기한 회사가 많아진 것도 화물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화물열차로 수입했다가 당국에 의해 강제 징수당한 물품에는 밀가루, 콩기름 등 식료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외에 북한 당국이 화물열차를 통해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의약품과 건설자재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기준으로 상납을 요구했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화물열차를 통한 무역에 참여했던 기관들이 다시 남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북한 당국이 앞으로 남포로 들어오는 선박 화물에 대해서도 세금 징수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열차 화물보다는 상납금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화물열차를 이용해 식자재를 반입했던 무역회사들은 무역 이윤을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수입량을 보다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유통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의 수입품에 대한 과도한 징수가 시장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본지와 접촉한 한 북한 무역일꾼은 “나라에서 필요하다는 물건을 어렵게 구해서 싣고 왔는데 그 절반을 나라에 바치라니 무역회사들이 녹아나고 있다”면서 “이에 화물 운송을 한 번만 하고 끝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