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들짝 北안내원 “수령님 동상에 앉으면 안됩니다”

▲삼지연의 거대한 김일성 동상. 평양의 모란 언덕에 있는 동상 다음으로 북한에서는 두번째로 큰 김일성 동상이다.회색 화강암 받침에 걸터 앉아 쉬고 싶었으나, 안내원은 허락하지 않았다.ⓒ데일리NK

오늘 우리는 일찍 일어나자마자 삼지연과 신성한 백두산 쪽인 북한의 북쪽 부분을 향해 더욱 더 이동했다. 일정대로 하면, 칠보에서 북한의 평범한 가족과 ‘홈스테이’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안내된 가정에는 북한의 평범한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냉장고와 일본에서 수입된 커다란 텔레비전이 있었다.

우리 모두는 홈스테이 가족들이 평범한 북한 가정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친절했고 나와 나의 룸메이트 그리고 세 살 짜리 딸은 급격히 친해졌다. 창문 밖에서 큰소리로 웃으면서 우리를 깨우는 아이의 유쾌한 천진함에서 북한과 같은 경직된 사회주의 제도에서도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홈스테이 가정에서 공항까지 버스를 타고 갔다.

이렇게 일반 버스를 타는 것 자체가 북한의 평범한 일상을 볼 수 있는 놀라운 기회였다. 어제와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은 여전히 금지됐고, 북한 안내원이 계속 내 옆자리에 앉아서 길가를 찍는 것을 방해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버스에서 본 풍경 및 건물들은 낡았으며, 여기저기 산림파괴의 흔적으로 커다란 구멍들이 보였다.

우리는 다시 낡은 비행기를 타고 북한의 더 추운 곳 삼지연으로 갔다.

삼지연은 어랑보다 훨씬 추웠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 덕에 이곳이 더 빈곤한 지역이라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어랑과 삼지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운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더 두꺼운 헝겊들을 두르고 다녔고, 얼굴도 더 피곤해 보였다. 삼지연 사람들이 더 어렵게 사는 것 같았다.

삼지연은 북유럽과 마찬가지로 소나무 숲으로 이뤄져있다. 삼지연의 소나무들은 훨씬 가늘었다. 그리고 부분 부분 완전히 잘려나간 나무들도 보였다. 이것은 식량위기의 결과물이며. 북한 당국은 나무들을 베어내서 부족한 에너지를 충당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우리의 첫 방문지는 삼지연 호수 근처에 있는 김일성 동상이었다. 이동상은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김일성 동상이다. 내가 방문했던 북한의 각 지역 중에 가장 황당한 곳이었다. 큰 주차장같이 넓은 곳에 화강암 받침 위에 동상들이 있었다. 나는 쉬려고 동상들 옆에 앉았는데 우리 안내원이 재빨리 달려왔다. 대(大) 수령님 동상 옆에 앉으면 안된다고 나에게 주의를 줬다.

내가 황당함을 느꼈던 것은 동상들의 ‘크기’ 때문이 아니다. 북한 사람들이 거대한 주차장 같은 아스팔트 공간 위에 있는 동상들 앞에서 수령님께 충성을 맹세하기 위한 의식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독재정치가 피부로 느껴졌다.

사실 나는 삼지연에 도착하기 전에는 이같은 현실을 몰랐다. 그 곳은 너무 텅 비어 있었다. 우리는 사람들을 거의 못 봤다. 우리들은 북한의 계획된 여행을 참여하면서, 우리 안내원들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만을 봤을 뿐이다. 그 시골에 있는 작은 도시들은 아직 외국인 방문자들에게 보여줄 만큼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깨끗한 도로에서 잠시 돌아다닐 때, 이곳이 정말 사람이 사는 도시인지 확인 할 수 있는 주민들을 보지 못했다. ‘도대체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삼지연은 다음날의 축제를 위하여 깨끗하고 단정하게 꾸며졌다. 선전문구와 표지들이 북한 정권수립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 호텔까지 가는 길가에 가득 설치돼 있었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은 우리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문을 열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호텔 내부는 아주 추웠고, 몇몇 북한사람들이 로비에서 앉아서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에서 처음 본 것은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였다. 모든 방들은 중국 가구들과 전자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삼지연은 중국과 가까운 곳이다.

안내원은 우리 말고도 이곳을 방문하는 중국 여행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삼지연에서도 역시 마을을 산책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우리는 안내원과 같이 술을 마시면서 일찍 잤다. 다음날 우리는 방문지는 백두산이다. <계속>

▲ 어랑군 해변의 어촌 모습. 낡은 선박 수리소 근처에서 물고기를 말리는 주민들이 보였다.ⓒ데일리NK

▲북한주민이 낡은 트랙터를 몰고 어랑 주변의 해안가를 달리고 있다.ⓒ데일리NK

▲어랑 공항의 승객 대기실. 방 가운데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데일리NK

▲한국 적십자로부터 온 구호음식자루들이 어랑 공항 구석에 놓여져 있었다. 외국인 여행객의 도착에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해 이렇게 방치된 것 같다.ⓒ데일리NK

▲숲속 비포장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소년이 외국인이 탑승한 버스를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삼지연은 다른 도시에 비하면 사람들이 아주 적었다.ⓒ데일리NK

▲삼지연 공항에서 승객 화물을 운반하는 북한의 짐차. 운전기사는 친절했고,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데일리NK

▲전쟁터에서 위대한 김일성을 따르는 병사를 형상화한 조형물. 이런 조형물은 북한에서 흔히 볼 수 있다.ⓒ데일리NK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김일성 동상 주체사상 조형물은 엄청난 크기다.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데일리NK

▲삼지연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이른바 ‘홈스테이’ 용도의 주택들이 많이 보였다.ⓒ데일리NK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