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관리국 대북 금융제재 숨은 공신

홍콩의 중앙은행이자 금융감독 당국인 금융관리국(HKMA)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금융제재의 숨은 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홍콩에 도착한 첫 일정으로 윌리엄 라이백 홍콩 금융관리국 부총재와 면담을 가졌다.

힐 차관보와 라이백 부총재는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예치된 북한자금 동결을 비롯한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 문제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지난해 9월 미 재무부가 북한이 BDA와의 30년간에 걸친 거래관계를 이용, 미 달러화 위조 및 마약밀수 등으로 벌어들인 자금을 돈세탁해왔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의 북한의 불법거래 조사에 적극 협조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BDA 은행의 3개 홍콩 지점 및 자회사는 홍콩 금융관리국의 관할 금융기관으로 이 은행의 대북거래 내역을 낱낱이 밝히는데 홍콩측이 큰 도움을 줬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당시 미 재무부의 압력으로 BDA에 예치된 2천400만달러의 북한 자금을 동결했다.

이와 함께 북한 불법거래 의혹의 결정적 증거로 미국이 받아들이고 있는 홍콩 은행의 북한계좌 발견도 홍콩 금융관리국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말 홍콩에서 북한의 위폐 및 담배 밀수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은행 계좌들이 발견돼 계좌에 들어있던 267만달러(약 25억5000만원)가 압류된 바 있다.

마카오와는 달리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허브 위상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돈세탁 방지 규정을 적용, 불법 자금거래에 대한 적발이 보다 용이한 편이다.

힐 차관보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라이백 부총재와의 면담은 현 상황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됐다”며 “현재 많은 것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는 꼭대기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번 비공식 홍콩 방문에서 홍콩 금융관리국측의 북한거래 조사에 대한 협조에 감사를 표시하는 한편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는 이번에 마카오는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마카오를 함께 관할하고 있는 홍콩주재 미국총영사관을 통해 마카오 현지 상황도 보고받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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