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北선박 검문…대북제재 일환은 아닌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홍콩 당국이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문을 처음 실시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자칫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해상검문은 미국과 일본의 협조 요청에 의한 강력한 대북제재의 시발점으로 보기 보다는 홍콩 국내법에 따른 통상적인 절차로 보는게 타당하다.

홍콩은 관세법 및 대량살상무기 관련 법규에 따라 홍콩 영해내에 핵물질 등 대량살상무기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에 의거해 금지 물품을 싣고 있다고 의심이 들 경우엔 임의적인 검문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엔진이나 기관총도 없는 러시아제 미그-29 전투기 한대가 수집용으로 홍콩 화물부두를 통해 반입됐으나 홍콩 당국은 당시에도 이런 법규에 따라 전투기를 압류조치했다.

특히 이번에 북한 선박을 억류한 홍콩 해사처는 올들어 이미 8차례나 북한 선박을 조사했으며 안전준수 사항 미비 등을 들어 6척의 북한 선박을 억류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 중순 북한 선박을 억류한 적 있다.

해사처가 마약이나 무기 등 금지된 선적물품에 대한 조사를 맡는 기관이 아니라 선박의 안전운항을 지도, 단속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조사를 국제적인 대북 제재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해사처 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통상적인 선박안전 검사의 하나로 특별한 조치가 아니다”며 “안전규정 위반사항이 모두 시정되면 즉시 출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홍콩은 일국양제(一國兩制)에 따라 국방, 외교 영역은 중국 중앙정부에 일임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 회원국도 아닌 홍콩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대북제재를 시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PSI) 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칫 PSI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런 조치를 홍콩에 허용해줬을리도 만무하다.

홍콩은 그간 국제 금융 및 물류 중심지라는 평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불법 화물이나 무기가 홍콩 항만을 거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고 돈세탁 등 불법 자금에 대한 `방화벽’을 상당히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관건이 되는 것은 `강남1호’가 아니라 현재 동중국해를 통해 남하중인 또다른 북한 화물선으로 보여진다. 현재 이 선박은 핵물질이나 군사장비 등을 싣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으며 미국과 일본 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 홍콩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는 이 화물선이 홍콩 영해로 들어올 경우 홍콩 당국이 본격적인 해상검문을 실시할지가 미지수로 남아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이 선박의 검문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 22일 홍콩을 전격 방문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한 정보소식통은 “홍콩 당국도 이 선박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홍콩의 입장이 애매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번 북한 선박의 억류 조치를 보도하면서 전한 미국 프리깃함의 입항도 이례적인 것이기 보다는 통상적인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 군함은 홍콩을 통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홍콩에 입항이 가능한데 이전에도 미 7함대는 수시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홍콩에 기항해왔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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