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사평론가 “북한 사실상 北中군사동맹 파기”

북한이 핵실험으로 중국과의 군사동맹 조약인 조중(朝中) 상호우호조약을 사실상 파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의 저명한 시사평론가 허량량(何亮亮.55)은 13일 문회보(文匯報)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하며 한국·미국·일본과 북한·중국·러시아가 균형을 이뤘던 동북아 지역구도가 한·미·중·일·러 대 북한으로 탈바꿈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중우호조약은 북한과 중국간의 군사동맹 관계를 규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4조는 “양국 공동이익과 관련있는 모든 중대한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친다”는 의무조항이 규정돼 있다.

북한 핵실험이 중국 및 동북아 지역에 엄청난 충격을 미치는 중대사안인만큼 북한이 중국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이를 강행한 것은 북한이 스스로 조약을 파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허량량은 주장했다.

조약이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에 나타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예방하고 북한이 중국에 불리한 국면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점에서 조약은 이번 사태로 유명무실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야기되는 제3국의 침략에는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약 개정안을 북한에 제시했다고 홍콩 시사잡지 ’개방(開放)’이 보도한 바 있어 주목된다.

허량량은 이와 함께 “중국 입장에선 북한에 대한 인의(仁義)가 모두 소진됐다고 봐야 한다”며 “고대는 차치하고 근세에도 중국은 줄곧 한반도의 후방이자 병풍으로 특히 동북지방은 한반도 재난의 부담을 도맡는 지역이었다”고 말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에도 북한은 먼저 전쟁을 일으켜놓고 미군개입 이후 압록강변까지 패퇴, 중국에 구원을 요청했다.

소련의 압력과 동시에 역사 및 지리정치적 고려에 따라 중국은 숙원이었던 대만 진군을 통한 통일사업을 중단하고 한반도로 군사력을 돌려야 했다.

중국에겐 엄청난 대가가 따랐음은 물론이다.

냉전 종식후에도 북한은 고립을 자초하며 자기 국민을 먹여살릴 수도 없을 정도로 경제가 피폐했다.

결국 중국이 대북 원조에 나서면서 북한 내정실패에 따른 책임도 중국이 져야 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여전히 고립행보를 계속하면서 핵실험을 강행, 결정적으로 중국의 신뢰를 상실했고 스스로 퇴로를 차단하며 무덤을 파고 있다고 허량량은 평가했다.

허량량은 “핵실험은 표면적으로는 북한이 자기 존재를 외부에 과시하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솔한 수법으로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북한은 자신만의 지정학적 장점과 민족적 자원을 핵폭탄으로 소멸시키고 말았다”고 단정했다.

게다가 한국의 자주 외교 및 국방 노력과 햇볕정책, 중국의 북한 고립탈피 지원정책 등으로 동북아에서 새로운 지역형세가 등장하려고 하는 상황을 북한이 계속 외면했다고 허량량은 진단했다.

허량량은 “앞으로 동북아는 또다시 새로운 안보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한·중·미·일·러의 공동 이익과 국제사회의 룰을 토대로 북한 핵실험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내부 형세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량량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학위를 딴 국제문제 전문가로 중국 외교, 군사 및 동북아 지역 문제에 대한 여러 저서를 낸 뒤 2001년부터 봉황위성TV의 언론부총감독으로 시사평론을 맡고 있다./홍콩=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