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7일 “대북정책도 상호주의 원칙은 유지하되 좀 더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제는 통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북경협과 인도적 지원의 활성화를 통해 북핵과 정치군사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는 우회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며 남북경협과 인도적 지원의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북러를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가스관 건설 사업으로 북한이 문을 열면 한국과 북한, 러시아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사업도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개방과 남북한 경제공동체 건설의 중요한 전기(轉機)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등 최근들어 대북정책 전환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홍 대표는 이날도 북한의 식량자급을 위한 새로운 대북사업을 제안했다.
홍 대표는 “북한이 원하는 2~3개 지역에서 관개개발사업과 간척개발사업, 토지정리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보자”고 했다.
그는 “북한의 농업생산력 회복을 통해 식량생산의 기반을 조성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하며 과거 정부의 퍼주기식 식량지원과는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농기계 비료, 농약 등 농자재를 지원하고 축산, 과수 특용작물을 경협방식으로 계약 재배하는 사업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도 “개성공단이 활성화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개성공단과 파주일대를 연결하는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난관에 부딪혀있는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해 직접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볼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법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비록 늦었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서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지만 형식적인 언급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홍 대표는 북한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에 대한 일방 처리에 대해서는 “금강산을 카지노장으로 만들어 외화를 더 벌어보겠다는 생각인 모양이지만 이것은 향후 남북교류 및 경협을 추진하는데 매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금강산관광 계약 파기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금강산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