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 北日관계 어떻게 될까

일본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5일 ‘인공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하는 로켓을 발사하고 이에 일본이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북일 관계도 극도로 혼미한 상황에 빠졌다.

물론 일본이 ‘인공위성’이라고 해도 본체나 추진체, 파편 등이 일본 영역에 낙하할 경우 즉시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이용해 요격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북한이 이를 도발로 간주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상황에서 실제 요격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일단 물리적 충돌이라는 극한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이날 오후까지도 발사된 물체를 인공위성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유엔 안보리를 통한 새로운 제재를 위해 한국, 미국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대북 강경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도 이날 오후 관계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보장회의를 가진 뒤 “(북한의 로켓 발사는) 매우 도발적인 것으로서 간과할 수 없다”며 “안보리 결의 위반이 확실한 만큼 국제사회와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대북 강경론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대북 추가제재를 추진하고 만약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제재나 새 결의안 채택이 어려울 경우엔 일본 독자적인 추가 제재를 단행할 방침이어서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해 이날 “은하 2호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 로켓에 실린 인공 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켰다”며 “위성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과학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앞으로 실용위성 발사를 위한 과학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결정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인공위성’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일본과의 마찰이 심화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사이타마(埼玉)현 세이가쿠인(聖學院)대 종합연구소의 미야모토 사토루(宮本悟) 준교수 등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늦어도 올 9월 이전에는 중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으로서도 북한과의 대치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보수층의 결집을 유지하려는 정책을 견지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당분간 북·일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다만 일본 정권의 대북정책이 미국의 대북정책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는다는 점에서 미국이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해 실제로 얼마나 강력한 조치를 취할지, 그리고 북핵 6자회담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취할지 등에 따라 북·일관계도 변화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분간은 대북 강경기조가 우세하겠지만 국제사회의 여론 추이나 미국의 대북정책의 강도 등에 따라 아소 정권으로서도 대북 강경정책의 수위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