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철거시한 D-2…백두산은 ‘폭풍전야’

중국 지린(吉林)성 산하 ’창바이산(長白山.한국명 백두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관리위)’에서 통보한 한국인 투자호텔 1단계 철거시한(11월30일)을 불과 이틀 앞둔 백두산.

현지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철거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호텔 업주들은 28일 관리위의 동향 등을 주시하면서 좀체 긴장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14일 관리위에서 지정한 철거용역회사로부터 30일까지 강제철거를 통보받은 박범용(53)씨는 이날 폭설이 내리자 “적어도 오늘은 철거반이 들이 닥치지 않겠지”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백두산 북쪽 등산로 부근에서 지린성 정부로부터 건물을 임대해 장백산온천관광호텔과 온천별장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30일까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비상 대기 상태로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철거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선양(瀋陽)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현지조사를 나온다는 소식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12월말까지 2단계 철거대상으로 지정된 다른 호텔들도 아직 철거가 임박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긴장을 풀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북한 국적 재일교포 박정인(63)씨가 투자한 장백산국제관광호텔의 장영호 경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관리위측이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지만 아직 철거 유보 등과 같은 공식 통보는 받지 못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관리위측도 철거시한을 앞두고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국인 호텔업주는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관리위 주임 등 핵심 간부들이 지린성 정부가 있는 창춘(長春)에 모여 철거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관리위는 지난달 하순께 이들 호텔이 위치한 지역에서 건물 14개를 1단계 철거대상으로 지정해 철거에 착수했지만 현재까지 한국인이 건립해 기증한 정자 등 인공구조물 2개를 제외하고는 다른 건물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단계 철거대상으로 지정된 건물 대부분이 관리위 소유라는 점에서 맘만 먹으면 철거가 가능했는데도 관리위측에서 철거시한이 임박해서도 이들 건물을 그대로 놔두고 있어 “모종의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는 것.

호텔 업자들은 또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가 최근 한국에서 세 차례나 “창바이산을 중국 단독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신청하지 않겠다”고 확언한 것도 관리위의 철거 방침에 일단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거 통보 이후 이들 호텔을 괴롭히고 있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관광객 숫자의 감소.

매년 혹한이 찾아오는 겨울이 되면 관광객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관리위의 철거 통보 이후 여행사를 중심으로 모집이 이뤄지는 고정 관광 수요까지 줄어 들면서 영업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것.

장 경리는 “겨울철이면 여행사에서 여러 팀을 짜서 연속해서 관광객을 보내주고는 했는데 호텔이 철거될 것이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만약 자진철거에 응하지 않으면 온천수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퍼지면서 이들 호텔은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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