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평안북도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을 지도한 가운데,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 뚜렷하게 건설 장면이 포착되고 있는 관문동의 30여 층 호텔도 이 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건물이 외부에 지속 노출될 수밖에 없는 만큼 김정은 일가(一家) 우상화에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호텔 가운데 건물은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관련 간부에게 물어보니 수령님(김일성)을 기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즉, “둥근 모양은 태양을 뜻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김일성을 ‘민족의 태양’으로 우상화한다.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4월 15일), 시신이 안치된 곳을 금수산태양궁전이라고 명명하는 방식이다.
소식통은 “아직 호텔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수령님(김일성)과 연관된 이름으로 새겨지지 않겠냐”면서 “또한 가운데 건물 사이의 양쪽 건물은 백두산을 형상화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김일성(태양)을 떠받치고 있는 김일성 일가(백두혈통)를 의미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관광 사업을 중심을 둔 신의주 개발 계획에서도 우상화를 접목시키고 있다. 외부 이목을 끌어들이면서도 우상화를 통한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대폭적인 자금도 투여됐다. 이 호텔 건설 사업엔 총 5~6,000만 위안(한화 약 100억 원)이 투자됐다는 것이다. 중간층이 호텔로 활용되고 하층부는 상가가 들어서게 되며, 내년 초에 완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지에서는 올해 초 이미 신의주 건설 총계획 관련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오래전부터 설계를 완료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신의주 개발 계획에 따른 공사는 사실 올해 초부터 이미 시작됐다”면서 “5월에는 본격적으로 신의주청년역 중심으로 살림집을 허물고 이곳에 살고 있던 주민들을 내쫓았다. 다만 새 살림집(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게 배려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신의주 건설 총계획에 포함된 기존 살림집 중 일부를 철거했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건물을 올리기 위한 기초 작업을 마친 후 이미 건설이 시작된 곳도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최근 북한 당국은 압록강 철교(조중우의교)부터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 양옆으로 고층 살림집과 금은판매소 등 다양한 상업 봉사 건물들을 건설해 관광도시로서의 미화(美化)를 완성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한 20층 이상의 세계적인 호텔 10여 개와 주민 살림집 총 50여 동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강력한 대북 제재 아래 놓여 있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터무니없이 과도한 계획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2016년 ‘신의주 국제경제지대’ 계획이 나올 때부터 관련 간부들은 이미 준비를 마쳤었다”면서 “원수님(김 위원장)의 관심이 크다는 점을 간파한 이후에는 더욱 서둘러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