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어린이들 6.25참전 기념비 세워

전교생이 7명밖에 안되지만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호주의 한 시골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호주 군(軍)의 6.25전쟁 참전과 그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를 만들어 교정에 세우고 참전용사와 마을 주민 등 130여 명의 관계자들을 초청해 성대한 제막식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호주온라인뉴스(대표 박원근)는 7일 호주 한국전참전전우회(KVAA)의 자료를 인용해 이 학교는 60가구 정도가 사는 빅토리아주 북부의 구람밧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교생 수가 때로는 10명을 넘지만 작년에는 7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구람밧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국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4년 4월. 호주학교에서는 해마다 4월이면 호주 최대의 국가기념일인 안작데이를 앞두고 호주 군의 역사를 공부하는데 작년에는 한국전쟁을 주제로 조사연구를 했다.

4월25일 안작데이는 1차 세계대전 때 호주-뉴질랜드 연합군이 터키 갈리폴리에 상륙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날이다.

학생들은 한국이란 나라와 호주 군의 한국전쟁 참전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몇가지 중요한 사항들이 집약되자 로스 카마이클 교장과 함께 이를 기념비에 담아 학교 교정에 세우고 때마다 그 뜻을 되새기기로 결정했다.

기념비의 밑그림 작성을 마친 학생들은 기념비의 적절한 토대가 될 바위를 찾아나섰고, 결국 호주의 전설적인 산적 네드 켈리 일당이 125년 전 경찰에 맞서 최후의 저항을 벌였던 마을인 글렌로완의 모슨스 채석장에서 양질의 바위 하나를 기증받았다.

학생들은 교정에 세워진 개교 100주년 기념 명판을 마주 보는 자리에 이 바위를 갖다놓고 그 주변에 콘크리트를 발라 직경 140cm의 원형 토대로 단단하게 고정시켰다.

이 원형 토대의 표면적은 1만5천550㎠로 이는 한국전쟁에서 발생한 호주군 사상자 1천554명(전사 339명.부상 1천215명)에 대해 1명당 10㎠를 적용한 것.

그런 다음 기념비를 올려놓고 그 정점을 정북향에서 14도 서쪽으로 틀어놓아 한국의 서울을 향하게 하고 기념동판을 부착했다. 이 시점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뿌듯해했다고 카마이클 교장은 전했다.

학생들은 기념비 둘레에 화단을 만들고 기념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8천478.983km인 것을 감안해 1천km당 1개 꼴로 모두 9개의 붉은 양귀비를 심어 장장 5개월에 걸친 기념비 제작을 완성했다.

구람밧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어 마을 주민들과 함께 KVAA를 통해 참전용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2004년 9월22일 성대하게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카마이클 교장은 “이 작은 학교 공동체가 만든 이 기념비가 결코 끝나지 않은 전쟁(한국전)을 영원히 상기시켜 주고, 마을 주민들이 와서 묵상의 시간을 갖는 장소가 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평화의 가치 그리고 국가와 군기에 대한 충성의 가치를 심어주고 고취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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