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10대 여중생, 잠자던 계부 흉기로 살해”

북한의 10대 여중생이 집에서 잠들어 있는 계부(繼父)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강도 국경지역 주민들이 충격에 빠졌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4일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혜산시 강안동에서 여중생이 계부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온 시내가 벌 둥지를 쑤셔놓은 것 같다”며 “비사 그루빠(비사회주의 행위 단속반) 검열도 다 끝나 좀 조용한가 싶더니 또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전하는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혜산시 K중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만 15세 소녀 이모 양은 위연지구 강안동에 살고 있었다. 중국 창바이(長白)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위연지구는 주민들 대부분이 중국과의 보따리 밀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양의 친부(親父)는 2003년 병으로 사망했고, 어머니는 3년 전 현재의 계부와 재혼해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이 양에게는 두 살 아래 친여동생이 있었다. 이 양의 어머니와 계부 역시 인근지역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밀무역을 통해 생계를 이어갔다.

이 양의 인생에 굴곡이 찾아온 것은 지난 해 8월부터였다. 당시 혜산 지역 국경검열에 나온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의해 어머니가 비공개 처형을 당했다. 중국과의 밀수과정에서 성경책을 들여와 인민반 이웃들과 돌려보았다는 죄명이었다.

북한의 관례에 따르면 이 양 가족들은 타지역으로 강제추방을 당해야 했지만, 이 양 어머니가 체포돼 조사받고 있던 당시 계부가 이혼 수속에 성공해 살던 집을 건사하고 추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이 양과 여동생은 계부의 손에 맡겨졌다.

어머니가 죽은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계부는 다른 여성과 교제를 하며 음주와 외박을 일삼았다. 당연히 이 양 자매에 대한 관심도 소홀해졌다.

올해 봄부터 이 양은 옆 학급 남학생들과 어울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양이 덜컥 임신을 했다. 이 양의 임신소식은 학교와 동네에 삽시간에 퍼졌고, 담임선생과 인민반장이 계부를 찾아와 추궁했다. 아무리 친자식이 아니라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아이들에게 무관심하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지난 8월 초 어느 날, 계부는 이 양과 여동생을 불러놓고 “너희들은 내 자식이 아니니 내가 책임질 수 없다”며 “집을 500만원에 팔아서 내가 300만원을 갖고, 너희들에게 200만원을 주겠으니 마음 내키는 곳에 가서 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27일 오후, 계부는 낮선 사람을 집에 데리고 와 함께 술을 마시며 집에 대한 흥정을 시작했다. 결국 계부는 500만원에 집을 팔기로 약속하고, 선금 250만원을 받아 장롱에 넣고 문을 잠군 후 술에 취해 잠들었다.

어머니가 물려 준 집을 가만히 앉아서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한 이 양은 13살짜리 여동생을 밖에 나가 놀도록 했다. 그리고 창고에서 도끼를 꺼내 잠든 계부의 머리를 내리쳤다. 이 양은 부엌에 있는 칼까지 가져와 계부에게 사용했다.

계부의 사망을 확인한 이 양은 도끼로 장롱 자물쇠를 열고 돈을 꺼내 마당에 파묻은 후 밖에 나가놀고 있는 동생을 찾아서 함께 장마당을 돌아다녔다. 어두워져서야 동생과 함께 집에 돌아와 아버지가 죽었다고 옆집 어른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이 양의 엽기적인 살인 행각은 그날 밤으로 들통나고 말았다. 인민보안서 보안원들의 윽박과 취조가 시작되자, 이 양은 1시간 만에 사건 전말을 실토했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현재 이 양의 담임교원과 강안중학교장, 이 양과 성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확인된 남학생(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초급단체 위원장) 등이 혜산시 연풍보안서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중앙당을 비롯해 도 검찰소, 도 보위부까지 나와 조사를 벌이는 바람에 요즘 강안동 주민들은 밀수도 못한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그는 또 “사건이 벌어진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중국 장백까지 소문이 났다”며 “압록강에 나가면 중국 놈들이 ‘이00를 우리한테 보내라, 우리도 한번 놀아보자’고 소리치며 우리 사람들을 놀린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요즘 세월엔 하도 범죄가 많아 웬만한 살인사건은 소문조차 안 나는데 이번 사건은 너무 특이해 온 시내가 시끄럽다”며 “주민들은 ‘세상이 갈 데까지 갔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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