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물가와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8일 북한 혜산 장마당 쌀값은 kg당 7000원을 돌파했다. 이달 초 5000원대에서 2천 원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元) 환율도 이날 오전 1100원까지 치솟았다. 북한에서 원위안 환율이 1000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27일 오전 1위안에 860원이던 환율이 오후 들어서자 마자 150원이 뛰어 1010원을 찍었다”면서 “28일에는 다시 1100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원위안화 환율은 올해 초 600원 전후로 출발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자연히 쌀 가격도 동반 상승한 상태로 27, 28일 양일에 걸쳐 파악된 북한 쌀가격은 함경북도 무산 6000원, 온성 6500원, 양강도 혜산이 7000원이다. 6월 초에 3천원 대 중반에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쌀값을 제외한 다른 물가도 폭등하기는 마찬가지. 북한 당국은 태풍 경보를 연일 발령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태풍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물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율 및 물가 급등은 최근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선조치인 ‘6.28방침’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주민들의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화폐개혁과 같은 충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북한 경제관리들은 6·28방침에 따라 국가지표를 받는 기업소(특급∼3급) 노동자들의 월급이 현 4000∼5000원 수준에서 3, 4배 인상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 때문에 통화 팽창에 대한 우려가 환율 상승,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20일부터 시군에서 재정·경제일꾼, 당 비서들이 회의를 갖고 있는데 여기서 월급이나 생산단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물가가 폭등하자 주민들은 시장에서 알곡 대신 옥수수 가루나 채소를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뭄과 수해가 반복돼 8월 옥수수 출하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수수 출하가 본격화 되는 시점인데도 2000원 대였던 옥수수 가격(kg)이 3300원까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