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삼지연 봉쇄, 18일만에 해제…北, 주민들 불만 의식했나?

소식통 "봉쇄 기간 혹독한 식량난...10일 만에 혜산시 연봉동 20여 세대 주민 쓰러져"

북한군
북한 양강도 혜산 외곽 지역에서 포착된 군인들 모습.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양강도 혜산과 삼지연 일대에 발령됐던 ‘봉쇄령’을 18일 만에 전격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29일 혜산과 삼지연에 내려졌던 30일간의 봉쇄령이 15일(오늘) 0시부로 해제됐다”면서 “주민들도 이제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지난해 말 이 지역에서 밀수 사건이 터지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명목으로 봉쇄령을 하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초유의 ‘30일 감금 조치’…北 당국, 혜산·삼지연 재차 봉쇄령 하달)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게 됐다. 또한 기업소 출근도 금지됐을 뿐만 아니라 시장도 폐쇄됐다.

때문에 “하루 벌이로 끼니를 해결하던 주민들은 봉쇄기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특히 혜산시 연봉동에서는 “20여 세대의 주민들이 봉쇄 10일 만에 배고픔에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당국의 조치에 불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집 밖으로 나오면 무조건 한 달 단련대행’이라는 으름장에도 식량 구입을 위해 여기저기 떠돌다 단속된 주민들이 위연동에서만 30명이 넘었다는 전언이다.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이 기간 당국이 당(黨)의 배려라면서 입쌀 1kg에 5000원씩 받고 팔았는데, 이를 두고 주민들이 “정부가 백성들을 상대로 장사하냐”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다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에 자연스럽게 예고했던 것(30일)보다 이른 봉쇄 해제(18일)에 이 같은 주민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을 하루 앞두고 단행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민사랑’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한편 비슷한 시기(2월 3일)에 봉쇄된 자강도 자성 및 만포시는 이번 해제령에 해당되지 않았다고 한다.

자강도 자성, 만포도 3일부터 봉쇄…탈북·밀수 사건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