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통한 북 핵포기 논리적 근거마저 상실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회와 대테러, 비확산 소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공동개최한 청문회에서는 북핵문제가 당분간 협상을 통해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청문회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핵 및 미사일 발사실험이 90년대 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고 북한 대외정책이 내부 변화와 맞물려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4월5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실험과 5월25일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의 성격을 변화시켜 동북아에서 게임의 양상이 달라졌다”면서 “북한이 가시적인 장래에 핵을 포기할 희망이 사라졌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부시 선임연구원은 “협상을 통한 북한의 핵포기라는 6자회담의 논리적인 근거마저 상실하게 됐다”며 6자회담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벼랑끝 협상전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와 관련된 군부 위상 강화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북한이 이런 제재에 당장 응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도 “2009년에 맞이한 북한의 위협은 90년대 초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과거 북한의 도발은 미국의 관심을 끌어낸 뒤 양자회담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양보하는 대가로 금융지원을 받는 것에 맞춰진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현재는 북한 내부의 변수가 북한 지도부를 움직이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브래디 셔먼(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북한은 5월25일 아침 2~8킬로톤의 핵장비를 폭발시켰다”면서 “이번 폭발은 2006년 0.5킬로톤보다 훨씬 위력이 강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수 킬로톤(a few kilotons)”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적시하지 않았다.

셔먼 의원은 이어 “북한은 지폐(달러)를 위조했고 마약도 취급했다”면서 “북한이 앞으로 15개까지는 스스로 보유하고 16번째 핵무기는 이베이 경매에 올릴 것”이라고 말해 자금확보를 위해 북한이 핵확산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비확산 소위의 공화당 간사인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 하원 의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결의와는 별개로 미국이 자체적으로 북한의 경제력을 약화시키고 핵확산 활동을 겨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방코 델타 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관련 자금 동결과 같은 강력한 금융제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1차 북핵 위기부터 줄곧 북한의 입장을 중시해온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대북 압력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보복행위를 촉발시켜왔다”며 “미국인 억류 여기자 문제 해결과 북한과의 긴장 해소를 위해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고위급 인사를 특사로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리슨 국장은 “대북협상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최후의 비핵화 목표 진전을 위한 필수조건인 북미 관계정상화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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