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통보’ 패턴 北, 개성공단 폐쇄 수순밟나?

북한이 우리 측 인원·물자의 출입금지 조치에 이어 6일 만에 근로자(북측) 철수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당 대남담당 책임자인 김양건을 내세워 ‘존폐 여부 검토’를 선언한 것은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군부 인사가 아닌 김양건이 개성공단을 찾은 것은 ‘폐쇄’보다는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근로자 철수’ 조치가 발표되자 김양건의 행보가 개성공단 폐쇄로 가기 위한 ‘명분 쌓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보수언론과 남한 당국의 최고존엄 모독’을 이유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를 내세워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하면서 ‘협박→통보’ 패턴을 반복해왔다.


지난달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폐쇄’를 위협한 뒤 3일 만에 남측 인원과 물자에 대한 출입을 중단했고, 4일 조평통 대변인을 내세워 “북측 근로자 철수’를 언급한 뒤 닷새 만에 당 대남기구 총책을 앞세워 근로자 철수를 선언했다.


때문에 김양건이 담화에서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주장한 것도 사실상 ‘폐쇄’ 통보에 앞선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분간 한반도 긴장수위가 낮춰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현 사태가 수습돼도 개성공단에서의 정상 조업이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북한은 10일까지 최소 관리인원을 제외하고 철수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결국 언제라도 북한의 몽니에 인질이 될 수 있다는 학습효과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개성공단에서의 공장가동에 불안을 느껴 투자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긴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폐쇄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데일리NK에 “김양건이 개성공단에 간 것은 ‘명분 쌓기용’이었던 것 같다”면서 “공단 폐쇄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 정부가 굽히고 나오라는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실장은 이어 “개성공단 운영에 있어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한국 기업도 손해가 크다는 것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처음부터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측 근로자들이 (차량 운행이 중단돼) 출근도 할 수 없으니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15일까지 갈 수 있다”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폐쇄까지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손해를 누가 보느냐를 따져볼 때 북측도 피해가 작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신변안전과 상황을 잘 관리하고, (만약의 경우) 폐쇄조치를 내리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폐쇄 시 우리 측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도 개성공단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폐쇄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실제로 개성공단을 닫을 경우 우리 쪽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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