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탑 참배…남북관계 전면화 예고인가

광복 60돌 기념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이 오후 3시께 동작동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현충원에 도착, 현충원측 안내에 따라 6.25 전사자 위패와 무명용사 유골이 봉안된 현충탑을 찾아 묵념을 올리는 등 5분간 참배를 했다.

참배에는 당국 대표단에서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림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 등 14명, 민간대표단에서는 단장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과 김정호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중앙위원장, 성자립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 13명 등 모두 32명이 참석했다.

당국.민간을 불문하고 북측 고위인사들이 직접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기는 1950년 6.25전쟁이후 처음일 뿐아니라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도약과 전면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북측의 이번 자발적인 참배가 동족상잔이라는 불행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실현해 나가는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들은 북측이 전쟁책임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하지 않은 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이 잠든 현충탑을 참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일부 회원들은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해 당분간 이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단장은 현충원 방문 소감과 관련, “이렇게 현충원을 방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민족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 일들을 많이 합시다”라고 말했다.

앞서 북측 자문위원인 림동옥 제1부부장은 우리측 대표단과의 환담에서 “현충원 (참배) 결정은 어려운 것이었고 언젠가는 넘어야 할 관문”이라며 “6.15 시대에는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고, 최성익 부위원장도 “6.15 시대에 맞게 구태에서 벗어나 시대정신에 맞춰 화해협력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이번 참배는 8.15축전에 당국 대표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협의하던 과정에서 북측이 지난 5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참배 의향을 전해온 뒤 우리측이 9일 이제안을 수용함으로써 성사됐다.

앞서 북측 민간 및 당국 대표단은 고려항공 전세기 2편에 나눠타고 오전 10시5분과 10시20분 인천공항에 각각 도착한 뒤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북측 당국 대표단은 이어 오후에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8.15축전 개막식에 참석, 남북통일축구경기를 관람한 뒤 저녁 9시30분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리는 이해찬(李海瓚) 총리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국립현충원은 1955년 7월15일 국군묘지로 창설돼 전사 또는 순직 군인과 군무원, 종군자의 영현을 안장했으나 1965년 3월 국립묘지로 승격돼 국가원수, 애국지사, 순국선열, 경찰관 등이 추가 안장됐다.

현재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임시정부 요인 18명, 장군 355명 등 5만4천456 명이 안장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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