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e-메일 경영에 임직원 `당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내부 참모들과 별다른 상의도 없이 혼자 작성한 e-메일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는 방식으로 대내외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발표하자 임직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12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른바 ‘김윤규 비리 사건’으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고비마다 사내게시판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e-메일을 올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심경을 피력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현 회장은 통상적인 대기업 관행과는 달리 e-메일을 본인이 직접 작성한 뒤 갑자기 담당 직원을 불러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을 ‘비리 경영인’으로 지칭한 첫번째 글도 그렇고 그를 ‘종기’에 비유한 두번째 글도 현 회장이 혼자 직접 작성했다”면서 “두 번 다 주말에 작성한 뒤 월요일날 출근해 올렸다”고 말했다.

현 회장의 이같은 ‘e-메일 경영’에 대해 현대그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측근들과 특별한 상의도 없이 회장 혼자 독단적으로 작성한 e-메일이 워낙 돌발적이고 내용도 강경하다 보니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곤란하게 할 뿐 아니라 ‘김 전 부회장에 대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마저 일고 있는 것.

실제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현 회장이 김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박탈을 ‘읍참마속의 결단’이라고 표현한 지난달 12일의 홈페이지 입장발표에 대해 “북측과 중재해보려던 차에 현 회장이 인터넷에 글을 올려 정부의 중재 여지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현 회장의 성급한 입장발표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도 김 전 부회장을 ‘종기’에 비유한 두번째 e-메일 내용에 대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의 한 직원은 “김 전 부회장을 축출해야만 했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랬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러가지로 공이 많았던 전문경영인을 ‘종기’에 비유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너무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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