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대북정공법 한계 부딪히나

취임 2주년을 맞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위기극복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서게 됐다.

현 회장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를 적발한 뒤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정공법으로 맞서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결국 취임 2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북측의 최후통첩성 경고메시지를 받음으로써 높은 벽에 부딪혔다.

북한은 이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김 전 부회장 퇴출사태를 원상복귀시키지 않을 경우 현대와의 모든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대그룹은 북측이 이처럼 초강경 메시지를 발표하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그룹은 특히 현 회장이 ‘북한이 인정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한 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북측의 첫 공식반응이 자신들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나오자 적잖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현대측은 북한측의 메시지 발표 직후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현대는 현 회장의 인터넷 메시지 발표 이후 별다른 진전은 없었지만 관계가 안좋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기도 하는 대북관계의 특성상 뭔가 좋은 반응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북관계란 것이 계속 좋지 않다가도 일이 풀리려면 어느날 갑자기 너무나 쉽게 풀려버리는 속성이 있다”면서 “시간이 가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북측의 자세가 갈수록 강경해져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김 전 부회장을 원직복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북측이 요구한다고 해서 측근그룹을 청산하는 일도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시말해 현 회장이 기존의 방향대로 밀고나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재계 전문가들은 현 회장과 현대의 이같은 자세가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북측이 그동안 줄기차게 김 전 부회장의 복귀를 요구해왔는데도 ‘김 전 부회장 복귀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강경일변도로 나가면서도 북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받아주기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순진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현대 내부소식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현 회장과 측근그룹이 북한을 상대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이 강경일변도로 나가면서도 막연히 상대편이 자신들의 입장을 받아들여주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면돌파를 시도하다 더 높은 벽에 부딪힌 현 회장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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