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대북사업 주도권 잡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방북을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한 그룹 내 주도권을 확실하게 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 회장은 대북 사업의 주도권을 위해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경질시킨 뒤 북측의 강력 반발로 난관에 봉착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방북이 성사됨에 따라 향후 대북사업을 자신감 있게 끌고 갈 토대를 확보했다.

◇ 현 회장, 정부 지원군 확보 = 현 회장은 방북에 앞서 북측의 분위기를 고려해 수행원을 선정하고 정부와 사전 조율을 통해 불협화음의 소지를 미리 제거했다.

현대그룹 고위 임원은 “이번 방북은 북한이 결국 현 회장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했다고 봐야한다. 그동안 혼재됐던 대북사업 라인이 현 회장을 중심으로 정리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8일 말했다.

그는 또 “정부 또한 현대의 대북 사업이 잘 되길 바라고 있어 이번 회담의 전망이 아주 밝다”고 밝혔다.

특히 현 회장은 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찾아가 최근 내부 감사보고서 유출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이번 방북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고 정 장관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 장관은 “금강산 사업에 국민적 기대가 큰 만큼 이번 방북시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협의해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민간협력이 잘 되도록 지원과 협력, 애로타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며 반색했다.

◇ 대북라인 체제 변화 예상 = 이번 현 회장의 방북을 통해 김윤규 전 부회장을중심으로 짜여졌던 현대의 대북 라인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방북에는 예전에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김병훈 현대택배 사장이 사장급으로 현 회장을 수행하며 김정만 현대아산 전무, 노치용 현대그룹 홍보팀 전무 그리고 현대아산 실무진이 동행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북사업과 관련해 시스템이라는 게 없었다. 김윤규 부회장이 하겠다고 하면 없던 것도 생기는 등 다소 체계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체계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향후 대북라인이 현정은 회장을 필두로 김병훈 사장, 김정만 전무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면서 “채널은 다양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현 회장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김윤규 전 회장 밑에서 대북사업을 주도했던 김정만 전무를 북측의 회유카드로 내밀면서 자신의 측근들을 대북 라인의 전면에 세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

◇ 윤만준 사장의 거취는 = 현 회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의 오해를 푸는 것과 동시에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을 대북 협상 파트너로 북측이 받아들이도록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 회장은 측근인 최용묵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을 경질시켰고 ‘야심가’로 지목된 윤 사장을 방북 수행원에서 빼는 등 북측에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북측의 분위기가 예전처럼 경색되지 않다고 들었다. 현 회장이 이번 방북에서 김윤규 부회장 사태와 관련해 자세히 해명한다면 자연스레 오해가 풀려 모든 문제가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현 회장은 7일 정 통일부 장관과 면담에 윤 사장을 배석시키는 등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고 있어 이번 방북에서 오해가 풀리면 윤 사장이 대북사업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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