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게임이론으로 난국 돌파하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측과의 갈등을 푸는 해법이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안겨준 게임이론과 맞물려 눈길을 모으고 있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게임이론으로 로버트 아우만 교수와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토머스 셸링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의 저서 ‘갈등의 전략’에는 비행기 납치범과의 협상 전략이 소개된다.

그는 비행기 납치범과의 협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모든 인질을 희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협상에 나서지 않는 단호한 태도라고 했다.

이스라엘처럼 헌법에 ‘비행기 납치범과의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라고 해 놓으면 협상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테러범들이 아예 비행기를 납치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스스로 선택의 여지를 좁혀 상대방의 공격을 미연에 막는다는 전략이다.

북측과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현정은 회장의 경우도 이 같은 게임이론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현 회장은 지난 9월 ‘김윤규를 복귀시켜라’라는 북측의 요구에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김윤규 전 부회장의 경질은 ‘읍참마속의 결단’이었으며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부회장을 절대 복귀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을 담은 글을 직접 공개해 스스로 선택의 여지를 없앤 것이다.

그룹 오너가 통상적인 보도자료가 아니라 이처럼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로 대국민 선언문과 비슷한 성격이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공개적으로 김윤규 전 부회장을 신랄하게 비난한 마당에 그를 복귀시켰다가는 엄청난 여론의 역풍에 부딪힐 수 있어 이 같은 얘기는 꺼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북측도 더 이상 김윤규 전 부회장 문제를 끌고 가봤자 효과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고 결국 지난 25일 현대측에 만나자고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현 회장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금까지는 그의 게임이론이 북측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전영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정은 회장의 전략은 북측에 협상 시 ‘김윤규 전 부회장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의미로, 게임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협상전략중 하나”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