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北 오해 풀려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북한 개성을 방문키로 북측과 합의함에 따라 양측간의 갈등을 풀고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정은 회장은 7일 오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개성에 갈 예정”이라며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회담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에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경질한 것에 대한 배경을 설명한 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등 측근을 북측이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받아들이도록 요청하고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시켜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 현 회장 수행원은 = 현정은 회장은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야심가’로 지목한 윤만준 사장을 동행해 이번 방북에 수행원으로 동행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윤 사장은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신 김병훈 현대택배 사장이 그룹 사장단 중에서는 유일하게 수행한다.

현대택배는 개성과 금강산 등에서 물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 연관성이 있다고 현대그룹측은 설명했다.

대북사업 실무진 중에서는 김정만 전무가 함께 간다.

김 전무는 김윤규 전 부회장 하에서 주도적으로 대북사업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북측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북측에서 김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주목한 심재원 부사장도 수행하지 않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심재원 부사장은 개성공단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북 내용과 관련이 없어 수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현대-북한 협상 내용은= 현 회장의 방북 일정이 이틀이라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다양한 의제를 놓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이 하루 600명으로 축소된 이후 월 45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어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정상화를 희망하고 있다.

북한도 지난 8월부터 금강산관광이 축소 운영됨에 따라 매월 100만달러 가량 손실을 보고 있어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북한으로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가 일정 부분 양보를 감수해야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윤규 전 부회장의 복귀를 거론하지 않는 대신 개성관광 본관광의 대가로 1인당 150달러 요구안을 관철하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현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는 난색을 표했던 부분이다.

아울러 북한이 현대의 7대 독점권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현정은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금강산 관광을 제외한 개성이나 백두산 관광 독점권에 대해 북측의 확실한 다짐을 받아두어야할 입장이다.

또한 현 회장과 리종혁 부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됐다고 해서 현대의 대북 7대 사업권이 모두 보장될지는 지켜봐야한다.

북한은 단순히 현 회장과 만나자고 했을 뿐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대북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을 논의하자고 밝힌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방북에서는 현 회장과 이 부위원장간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북측에서 현 회장을 만나겠다는 것은 일종의 화해 제스처가 아니겠느냐. 이번 기회에 오해도 풀면서 현대와 북한이 관계를 다시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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