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대북협상 실마리 풀었다

현정은 현대그룹이 회장이 11일 개성 방문을 통해 18일부터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향후 대북 사업과 관련해 운신의 폭이 커졌다.

하지만 현 회장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경질 사태와 관련해 북측의 오해를 풀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지 못해 향후 대북사업에 부담감으로 남게됐다.

◇현 회장 자신감 회복 =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의 최대 목표는 김 전 부회장의 경질로 북측과 틀어진 관계를 원상 복원시키는 것이었다.

현 회장은 김윤규 사태에 대해 북측이 예상외로 강하게 반발하자 최용묵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을 경질시키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북측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현 회장은 이번 방북에 북측이 ‘야심가’로 지목한 현대아산의 윤만준 사장과 임태빈 상무를 수행원에서 제외하고 김 전 부회장 휘하에서 대북사업을 벌였던 김정만 전무를 동행해 북측 달래기에 나선 결과 ‘화해’라는 목표를 이뤄냈다.

특히 이번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북측이 현 회장을 명실공히 대북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품고 있어 향후 현대그룹의 대북라인은 김윤규 전 부회장 측근이 아닌 현정은 회장을 중심으로 짜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통해 현 회장이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만준 사장 인정하나 = 현 회장이 이번 방북에서 북측의 오해를 품과 동시에 윤만준 사장의 구명 작업에도 적극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이번 방북에 북측의 반대로 윤 사장을 데리고 가지 못하는 대신 김정만 전무를 동행했지만 결국 자신의 주도하에 대북사업을 위해서는 윤 사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회장은 이번 방북에서 “윤 사장 문제는 다음에 얘기하기로 했다”고 밝혀 북측과 조율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북측이 윤 사장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현대그룹 내에서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아산의 사장이 협상 실무진이 빠지는 셈이 되므로 현 회장으로서는 당분간 자신이주도적으로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게된다.

하지만 현대측은 그동안 꼬였던 대북사업의 실마리를 이번 방북으로 푼만큼 물밑 접촉을 통해 윤 사장이 19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7주년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대북 관광 사업 확대 범위는 = 이번 금강산 관광 정상화 합의는 현대그룹과 북측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로서는 북측이 금강산 관광을 축소시킨 뒤 롯데관광에 개성관광을 제의하는 등 현대의 7대 독점권까지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대북 사업이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실타래처럼 엉킨 대북 협상의 출발점을 금강산 관광 정상화로 보고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회동을 통해 오해를 해소함과 동시에 금강산 사업을 원상 복구시키는데 주력했다.

현대 관계자는 “일단 이번 개성 방문은 오해를 풀고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나머지 개성, 백두산 관광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고 밝혔다.

북측 또한 급증하는 재정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현 회장을 내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다.

북측은 금강산 관광객이 하루 600명으로 축소된 이후 매월 100만달러 가량 손실을 보고 있어 금강산 관광 정상화는 북측에게도 마냥 미뤄둘 수 없는 현안이었다.

다만 북측은 현 회장이 바라던 윤만준 사장에 대한 용인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입장을 견지해 향후 양측 회동에서 또 다른 실리를 얻기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한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현대는 백두산, 개성 관광도 북측과 추후 논의키로해 금강산 7주년 행사를 계기로 급물살을 탈 수도 있지만 북측이 과거 롯데관광에 개성 관광사업 참여 협상을 제의했던 바가 있어 가시화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