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지시로 북한산(産) 담배 ‘금수강산’이 돌연 생산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산림은 황폐화됐고 하천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수강산’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김정은의 지적에 재작년부터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정은이 국내산 제품생산을 독려하던 한 자리에서 중국합영회사에서 생산되는 담배 이름이 ‘금수강산’이라는 보고를 받고는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 후 해당 담배가 생산되지 않았다”면서 “사라진 금수강산 대신에 나온 담배가 바로 ‘평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각 담배공장들에서는 연간 담배생산 지표를 받아 생산하게 되는데, 이 같은 계획량이 있는 실정에서 ‘금수강산’ 대신에 ‘평양’을 생산하게 된 것”이라면서 “생산량과 수익에도 차질을 빚지 않게 하기 위해 새로 나온 ‘평양’ 담배도 ‘금수강산’과 마찬가지로 4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시 해당부분 간부들에게 “금수강산은 산 좋고 물이 맑은 것을 뜻하는데 우리나라완 맞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는 산림 황폐화와 강하천 정비정돈 미흡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이런 모습을 이전에도 보여줬었다. 2014년 중앙양묘장을 시찰하면서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 나라의 산림자원이 많이 줄어들어 산림황폐화 수준이 대단히 심각하다”고 언급했었던 것.
김정은이 이같이 산림과 하천 조성에서 부정적인 주민들의 인식을 돌리면서 ‘현실 인식이 뛰어난 지도자’라는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일부 생산자들 속에서는 ‘담배 금수강산이라는 이름이 현실과 맞지 않아서 없앴다면 우리나라는 없애야 할 것이 너무 많지 않냐’ ‘무료교육, 무상치료를 비롯해 정말 많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면서 “‘원수님(김정은)도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만 한다’는 말로 비웃는다”고 말했다.
판매가 중단된 금수강산이 ‘담배’라는 측면에서 이와 관련된 비아냥거림도 끊이지 않는다. 당국에서는 텔레비전 광고와 강연 등을 통해 금연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지만, 정작 김정은은 공개석상에서 지속적으로 담배를 보란 듯이 펴왔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텔레비전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들에게 ‘문화성이 없다, 몰상식하다, 예의범절이 없다’고 하는데, 이건 원수님이 나이 많은 노(老)간부 앞에서 항상 담배를 피우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