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등 北 점검단 방남…숨가빴던 1박 2일 일정보니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에도 숨가쁘게 방남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강릉에서 하룻밤을 묵은 현송월 등 7명의 북측 사전점검단은 이날 오전 9시 7분께 강릉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이날 현송월 일행이 탄 열차는 일반 승객들이 타지 않은 임시열차로 운행됐다.


전날(21일)과 같은 의상을 입은 현송월은 이날도 어김없이 근거리 취재가 허용된 통일부 풀(Pool) 취재단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얼굴에 옅은 미소만 띤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실제 이날 오전 강릉역에 도착한 현송월에게 취재단이 다가가 ‘식사 잘 하셨냐’고 질문하자 그는 대답 대신 살짝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다만 그는 강릉역에 있던 시민들이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자 미소를 지으며 손인사로 화답하기도 했다. 우리 측 안내인원에 따르면 현송월은 “강릉 시민들이 이렇게 환영해주는 것을 보니 공연을 성과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울로 향하는 KTX에서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물어 우리측 안내인원이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점검단은 서울행 KTX 3호 차량에 올라탔다. 열차 밖에 있던 취재단이 현송월의 지정 좌석 쪽으로 다가가자 열차 내부에 있던 수행원이 미리 창문 가림막을 치는 등 철저하게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오전 11시 5분께 현송월 일행이 탄 열차가 서울역에 도착했고, 이들은 열차에서 내린 뒤 곧장 준비된 대형버스로 향했다. 현송월은 ‘이동하는 데 편했나’, ‘방남 소감은 어떤가’라는 취재단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으며, 그가 올라 탄 버스는 11시 9분께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북측 점검단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9분께 잠실 소재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버스에서 내려 곧바로 체육관 회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송월은 이곳에서도 취재단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이어 현송월 일행은 오후 1시 42분께 중구 소재 장충체육관에 도착, 역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체육관 내 회의실로 향했다. 당시 체육관 앞에서 ‘현송월 단장과 북한 점검단! 뜨겁게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던 한 남성이 이동 중인 현송월을 향해 “현송월 단장님 국민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고 외치자, 현송월은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북측 점검단은 뒤이어 인근에 위치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 3분께 북측 점검단을 태운 버스가 해오름극장 앞에 도착했고, 현송월 등은 차에서 내려 곧장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극장 1층 로비에서 기다리던 취재단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현송월은 쳐다보고 웃으면서 ‘안녕하십네까’라고 화답했다. 그리고는 계단을 이용해 2층 게스트룸으로 이동했다.


게스트룸에서 극장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들은 북측 점검단은 오후 2시 14분께부터 본격적으로 해오름극장 내부 공연시설을 점검했다. 현송월은 조명의 위치와 음향 상태를 차례로 확인했고, 그의 요청으로 관현악으로 편곡한 아리랑이 약 1분 30초가량 재생되기도 했다. 공연시설 내부를 둘러보는 현송월 일행의 모습은 이곳 해오름극장에서 최초로 취재단에 공개됐으나, 3분정도의 짧은 시간만 취재가 허용됐다.


현송월 일행은 해오름극장에서 1시간이 넘도록 시설을 점검한 뒤 오후 3시 21분께 극장을 나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에 우리 측은 준비한 검정색 장우산을 북측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북측 관계자는 우산을 펴 현송월에게 씌워줬다. 이때 취재단이 다가가 현송월에게 ‘극장이 마음에 드나’, ‘시설이 마음에 드나’라고 질문했지만, 현송월은 어김없이 대답하지 않았다.

북측 점검단은 해오름극장 일정을 끝으로 1박 2일의 공연시설 점검 일정을 모두 마쳤으며,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환송 만찬을 한 뒤 오후 8시 31분께 앞서 이용했던 경의선 육로로 복귀하기 위해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로 향했다. 이후 현송월 등 7명의 북측 점검단은 오후 9시 53분께 출경절차를 모두 마치고 북측으로 귀환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북측 사전점검단의 일거수일투족은 큰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의 첫 방남이었기에 언론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이들의 행보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현송월 일행은 앞서 전날(21일) 오전 8시 57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오전 9시 2분께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이어 오전 9시 17분께 출입경 절차를 마친 뒤 우리 측이 제공한 대형버스에 올라타 곧장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약 1시간 가량이 지난 오전 10시 26분께 서울역에 도착한 현송월 일행은 경찰의 호위 속에 열차로 곧장 이동했다. 북측 방남단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방증하듯 서울역은 언론과 경찰병력, 우리 측 정부관계자 등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북측 사전점검단이 강릉행 KTX에 탑승하기 전, 통일부 풀 취재단이 다가가 현송월에게 방남 소감 등을 물었으나 그는 미소만 띄운 채 답변하지 않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 측 정보기관 관계자가 되레 “불편해 하신다. 질문 자꾸 하지 말아라”며 취재단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후 현송월 일행은 강릉의 한 호텔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 3시 30분께 교동에 위치한 명륜고등학교 내 황영조기념체육관을 찾았다. 현송월은 방남 일정이 하루 연기된 이유에 대한 취재단의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체육관으로 입장했다. 다만 사전점검단으로 함께 온 안정호 북한 예술단 무대감독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에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교동 주민(68, 여)은 이들의 방문을 지켜보고는 “남북이 갈라져 있는데 하나가 되는 느낌이라 좋다”고 말했다.




현송월 등은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약 10분가량만 머문 뒤 오후 3시 40분께 다시 대형버스에 탑승, 곧바로 강릉아트센터로 떠났다.


오후 3시 46분께 교동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한 현송월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 곧장 건물 안으로 이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VIP룸으로 들어가 잠시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들이 VIP룸에서 환담을 하는 동안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생수와 초콜릿 등이 들어가기도 했다.


이후 북측 사전점검단은 4시 6분께부터 본격적으로 강릉아트센터 시설점검에 나섰다. 취재단은 북측 점검단이 있던 공연장 내부로 진입이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1층 로비에서 작곡가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이 들려온 점에 미뤄 이들이 음향시설을 확인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송월 일행은 4시 23분께 998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개인분장실, 단체분장실, 의상실 등을 차례로 둘러보고 다시 3층 VIP룸으로 이동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북측 점검단이 이곳 강릉아트센터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북측 점검단은 오후 6시 11분께 시설점검을 마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내려와 곧장 대기 중인 대형버스로 향했다. 이때도 취재단이 현송월에게 다가가 ‘공연장이 마음에 들었나’, ‘어떤 공연을 준비 중인가’ 등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현송월 일행은 앞선 황영조기념체육관과 달리 강릉아트센터에 꽤 오랜 시간 머물면서 공연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에 북측이 강릉에서의 공연장소로 강릉아트센터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이들은 숙소인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로 이동해 이곳에서 저녁 만찬을 한 뒤 방남 첫째날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북측 사전점검단의 방남은 지난 15일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합의를 통해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에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된 예술단을 파견하고, 서울과 강릉에서 각 1회씩 총 두 차례 공연을 하기로 했다.

당초 북한은 사전점검단을 20일에 파견하겠다고 통지해왔으나 돌연 이를 중지하고 하루 뒤로 일정을 순연했다. 북측은 사전점검단의 방남 일정이 미뤄진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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