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북사업 협상 `산넘어 산’

북한이 현대 대북사업 재검토 선언과 관련해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함에 따라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협상에 차질이 우려된다.

당초 이달 초에 북한에서 현정은 회장과 이종혁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회동을 준비해왔던 현대는 갑작스런 북한의 강경 발언에 대한 의중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2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최성(열린우리당) 의원에 따르면 북측 핵심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김윤규씨에 대한 내부 감사를 주도한 최용묵 사장을 경질한 것은 쇼에 불과하며 후임인 윤만준 사장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그룹 노치용 전무는 이에 대해 “현재 현 회장이 리종혁 부위원장과 회동하기 위해 시기와 장소를 저울질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얘기가 왜 나오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노 전무는 “이런 입장은 북한이 그동안 견지해왔던 것이라 새로울 것은 없지만 시기적으로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현대측의 입장을 밝혀 굳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윤만준 사장의 후임으로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해온 심재원 부사장을 지목한 것과 관련해 “북한측에서 심재원 부사장만을 찍어 지목했다기 보다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의도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측 핵심관계자가 윤만준, 임태빈, 최용묵 등 3인을 개성은 물론 금강산, 평양 그 어디도 발을 내디딜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해 현 회장의 방북 때 누가 수행할지를 놓고 첨예한 마찰이 예상된다.

현대아산은 이미 이종혁 부위원장의 면담 제의를 받고 북측에 현 회장과 윤만준 사장 등이 방북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측은 최성 의원을 통해 윤사장 등 3인은 절대 안된다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측이 최용묵 사장을 경질한 것만으로 부족하고 윤만준 사장과 임태빈상무를 모두 대북사업에서 제외하라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현대측으로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현대로서는 북측의 입장대로 인사를 할 경우 북한에 휘둘리는 모습이 되고 거부하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북측을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장환빈 상무는 “현재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북한과 협의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누가 현 회장과 같이 가느냐는 것이다. 계속 북한을 설득해 이 일들이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라는 것을 납득시키겠고 누가 현회장을 보좌하는지 문제를 계속 의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상무는 “그러나 최용묵 사장은 감사 보고서를 유출시킨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윤사장과 임 상무는 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오히려 피감기관측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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