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금 北HEU 개발에 전용”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은 지난달 22일자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현대가 북한에 금강산 관광 대금 등으로 지급한 돈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무기프로그램 가속화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가 2002년 3월25일자 보고서에서 “현대는 금강산 관광 대가로 지급한 4억달러 외에 비밀리에 4억 달러를 추가로 줬으며 이 돈이 군사비로 전용됐을지 모른다”고 주장한 게 국내 논란을 증폭시켜 대북송금 특검으로 이어졌었다.

다음은 닉시 연구원과 전화 인터뷰(3월16일) 요지.

— 그동안은 ‘군사비 전용’을 주장해왔는데 언제부터 HEU 무기프로그램 전용 주장으로 바꿨나.

▲ 2003년 후반이나 2004년 초반부터다.

— 2004년 보고서는 온라인에 공개 등재되지 않았는데.

▲ 보고서를 온라인에 띄우는 것은 내 소관이 아니다. 의회는 CRS의 보고서는 자신들을 위한 것이므로 비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슈 브리핑(보고서)’ 공개를 매우 제한해왔다. 최근 제한 조치가 완화된 것 같다.

— 보고서에서 주로 제시한 ‘증거’라는 게 정보기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들인데.

▲ 현대의 공개자금과 비밀자금이 북한에 들어간 시점과 북한이 HEU 부품.자재를 대량 구입한 시점이 일치하는 것 등은 매우 강력한 정황 증거다. 정황 증거에 의한 나의 추론이지만, 나는 매우 객관적인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 미 중앙정보국(CIA) 등과 같은 정보기관들도 같은 결론인가.

▲ CIA의 관련 보고서는 공개된 것이든 비공개된 것이든 못봤다. 행정부 어떤 기관에서도 그런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내 보고서는 행정부 각 기관에 잘 알려졌는데, 아무도 틀렸다고 수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 온라인에 올린 올해 1월판 보고서에선 ‘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됐다는 주장도 했으나 2월판에선 삭제한 이유는.

▲ 2월판 갱신을 위해 자료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해보니 그 기간 북한의 미사일 부품 대량 도입이 있었다는 증거는 약했다.

— “CIA가 북한이 2004년 중반이면 HEU 생산 가능성을 예상했다”는 대목도 빠졌는데

▲ 갱신판을 내면서 한미관계 보고서에선 뺐다. CIA가 2002년 12월, 북한이 2005년부터 HEU를 통해 매년 2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도 있다고 공개 평가했으나, 다른 정보기관들은 2005-2007년 사이 무기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게 있어 이를 지난달 25일자 북한 핵무기프로그램 보고서 갱신판에 포함시켰다.

내 추론대로라면 김정일(金正日)이 이미 HEU 무기 생산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모두 구입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생길 수 있으나 이에 대해선 나도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

— 미국이 북한에 미군 유해발굴.송환 대가로 2004년까지 모두 1천500만 달러를 현금 지급했다는 CRS 보고서도 있는데 닉시 연구원 추론대로라면 그 돈 일부도 북한 핵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것 아닌가.

▲ 액수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크다. 그 돈이 김정일 하사품용 사치품과 대량살상무기 구입 역할을 하는 노동당 39호실로 갔을 가능성이 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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