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4월 배수진, 하지만…

현대아산이 창립10주년을 맞아 ‘4월 배수진’을 쳤다.

무슨일이 있어도 4월 이전에는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은 4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월까지 북한 관광사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더 이상 회사가 버틸 여력이 없다며 ‘한계상황’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안타깝다’, ‘어렵다’, ‘한계상황’ 등의 말로 최근 회사가 처한 위기상황을 호소했다. 5일로 회사가 10돌을 맞지만 축제의 분위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4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지만 최근 남북 관계는 개선되기는 커녕 반대로만 치닫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성관광 중단 이후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북 군사분계선 육상통행 차단을 선언했고 올들어서도 1월 17일에는 군사적 대응조치를 경고하고 나선데 이어 30일에는 남북합의서 무효화를 발표하는 등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3일에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암울한 소식까지 겹쳤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관광객 피격사건을 계기로 중단된 데 이어 11월 개성관광마저 중단되면서 거의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정상 영업때 1천84명에 이르던 인력중 605명을 감축했다. 남아있는 479명 중에서도 120여명은 임금의 70%만 받고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비상경영을 해왔다. 그래도 그동안 매출 손실이 93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조 사장이 4월 배수진을 친데는 이런 비상경영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위기의식때문이다.

4월 관광재개가 실패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더 이상 대응방안은 없다”고 했다.

배수진의 시한으로 4월을 설정한 이유가 단지 회사의 한계상황 때문이라는 게 오히려 현대아산이 처한 참담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그 즈음이면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든가, 북미 관계 등 국제정세가 호전될 것이라는 등 대북 관광사업을 둘러싼 환경 개선 시기에 대한 예측을 통해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실 대북 관광사업은 곧잘 ‘천수답’에 비유되곤 한다. 사업주체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아산의 4월 배수진이 회사의 의지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조 사장은 “남측 당국자들에게는 북측의 대변인이라는 핀잔을 듣고, 북측 당국자들에게는 남측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남북 당국 사이에서 벌이는 북한 관광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민간의 대북사업이 남북 관계 개선없이 기업의 의지로만으로는 불가능한 ‘천수답’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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