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과 개성 기업들은 북한에 손해배상 청구하라

최근 현대아산은 남북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획기적인 조처를 촉구하고 현대아산 및 협력업체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한 영업손실 약1,000억원(협력업체 포함) 규모와 개성관광으로 인한 손실이 수십억원이라고 하면서 “생존하기 위해 모든 자구책을 쓰고 있지만 혼자 극복하기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현대아산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국민의 여망 속에 금강산에 배를 띄운 지 10년.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남북경협이 잘 되어 부디 북한이 개방으로 나오기를 국민 모두가 열망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현대아산의 절박한 호소에도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금강산관광 초기 때와는 다르게 냉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아산은 정부에 호소하기에 앞서서 약 2조원 가까이 대북사업에 투자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왜 이렇게 사업적으로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리고 위기 때마다 정부에 호소하면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자기반성과, 그동안의 사업 실패를 교훈 삼아 대북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 자세를 먼저 보이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이 왜 중단되었는지, 사업 실패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현대에 있는지 혹은 대한민국 정부나 북한에 있는지를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관광은 누구의 책임인가? 그것은 북한의 반민족적인 행위가 근본 원인이고, 사전에 예방을 하지 못한 현대아산에도 부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다.

만약 정부가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을 내세워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으니까 정부가 긴급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이는 현대아산의 그릇된 판단이다. 국민들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고 또 현대아산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대아산은 먼저 북한 당국에 대북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자고 제의하고 또 강력하게 북한 당국에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국민들은 그것이 순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국민들은 현대아산이 왜 원인제공을 먼저 한 북한당국에 피해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한국 정부에 긴급재정 지원을 요청하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세금이 그런 식으로 쓰여지는 것을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려워 할 것은 당연하다.

개성관광도 지난 1년 동안 수십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동 기간에 관광대가와 상품판매로 약 200억원과 사업권 1,000만 달러 송금으로 3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현대아산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관광객(약 11만 명)이 몰려 영업상 성공한 사업이지만 과다한 사업권 대가와 관광대가 그리고 계약상(달러 결재방식) 불이익으로 손실을 초래했다. 따라서 무엇을 보상하라는 말인지, 누가 사업독점을 위해 과다한 사업권과 관광대가를 지불하라고 강요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 현대아산이 아니라, 그나마 도움을 받아야 할 당사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일 것이다. 입주기업협의회는 “개성공단에 부지를 분양받았을 때 50년간 기업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은 것”이라면서 “그런데 최근 남북 양측이 기업경영 분위기를 악화시켜 손해를 봤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원론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지만, 피해보상은 북한 당국에 요구해야 사리에 맞을 것이다. 남북경협 기업들에게 정부는 남북관계의 정치 리스크에 따른 손실보조금을 지불하는 법을 제정했고 법에 따라 집행이 되면 그만이다.

따라서 입주기업들은 불이익을 당할까봐 북한당국에 온순한 대응을 하고 정부에게는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입주기업들은 당연히 북한당국에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공연히 한국정부에만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 남남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면 안될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수백 개의 대북 기업들이 북한의 귀책사유로 부도가 나거나 손해를 보고 사업 실패를 경험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묻지마 지원’과 기업들의 비경제적인 논리의 사업방식으로 국민에게 갈등과 부담만 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면 만약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보상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그동안 북한의 귀책사유로 실패한 수백 개의 기업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국민들은 수조원의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이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묻고 있다. 국내외에서는 북한이 남북경협을 통한 외화벌이로 핵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경협은 북한의 개방과 제도화(투자보장, 상사분쟁 절차 등)를 통한 적극적인 대남 경협 자세가 전제되지 않은 한 사상누각이다.

이제, 남한의 일방적인 투자와 북한에 끌려다니는 방식으로는 남북 경협이 성공할 수도 없고 북한의 학습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교훈을 지난 10년 동안의 실패 사례에서 얻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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