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건설 인수 ‘금강산 관광’에도 훈풍?

현대그룹이 현대기아차 그룹을 제치고 현대건설 인수전의 승자가 되면서 그룹의 미래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모기업이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로 도약의 기로에 서면서 현대아산의 앞날도 인수효과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게 됐다. 때마침 현대아산은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대건설 인수로 그룹 외형이 두 배 가까이 늘어 자산 규모 22조3000억원의 재계 14위(공기업 제외) 그룹으로 뛰어 올랐다. 또 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현대상선이 차지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건설과 해운을 양대 축으로 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해외시장에서 그룹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대그룹 관련주의 주가 하락에서 나타나듯 인수전 승리가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모두에 재정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대금으로 제시한 5조5천억 원선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끌어와야 할 돈만 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  그룹 매출의 60%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인수자금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현대건설의 성장세를 기대하겠지만 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그룹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벌써부터 금호가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재매각 절차를 밟은 사실을 경고하고 있다. 


현대아산이 현대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편이다. 현대아산은 그룹 매출액의 3% 수준이다. 이마저도 관광이 중단되면서 2년 간 3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햇다. 고사 지경에서도 정주영, 정몽헌 전 회장의 유지를 이어 남북경협의 모델을 만들겠다는 현정은 회장의 의지가 현대아산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현대그룹은 인수전에서 대북사업의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성장세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해왔다. 현정은 회장도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현대아산도 공격경영에 초점을 맞춘듯 하다.


현대아산은 이날 유상증자로 마련될 100억원 가운데 대부분의 자금을 국내 관광 및 건설사업 등 신규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자 최근 강원도 양구군과 ‘PLZ(Peace & Life Zone.평화생명지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강산에 집중된 건설 부분을 국내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증자로 지분 58.21%로 1대 주주인 현대상선을 비롯 현대증권(4.27%) 현정은 회장(2.92%) 등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