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北아태 합의문 전문가 분석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17일 현대그룹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공동보도문 형태로 발표한 5개의 합의사항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대결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번 합의의 이행을 위해선 남북 당국간 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에 공을 넘긴 셈이므로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비해 더욱 적극적인 남북관계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 = 이번 합의는 북한이 현대그룹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선물을 통 크게 다 준 것으로 생각된다. 남북관계를 박왕자씨 피격사망 이전인 2008년 상반기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북한은 당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민간사업자인 현대그룹을 상대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정부도 그런 입장에서 현 회장의 방북을 허용했을 것이다. 방북 허용과 함께 일정한 정부 차원의 메시지 들어간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합의중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할 수 있는 `12.1조치’의 철회를 빼면 정부 차원의 지원과 남북당국간 대화가 필요한 것들이어서 정부에 공이 넘어온 상황이다. 대표적인 게 합의가 6.15와 10.4선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합의에서 두 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협력사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정부 지침을 넘어서는 수준일 것이다. 유성진씨 문제나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도 재발방지 조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대화가 필요하다.

향후 남북관계는 큰 틀에서는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핵과 미사일 문제엔 변화가 없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는 지속되고 있다. 다만 합의사항이 어떤 식으로든 실무 협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 작거나 낮은 수준에서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연합